◇프리미엄 파워=왜 우리는 벤츠나 BMW 같은 외제차를 선망의 눈으로 쳐다볼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소위 명차라고 불리는 브랜드를 보면 단순한 성능, 디자인을 넘어서는 신비로운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이 책은 독일 자동차업계의 4대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BMW·포르셰·아우디의 역사와 성장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일등급의 가치를 지닌 프리미엄 제품은 시장의 평균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프리미엄 가격으로 책정할 수있다. 벤츠를 비롯한 독일제 고급차량이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는 현상은 이러한 이론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들 4개 자동차 회사는 비용·품질·생산성의 측면에서 공격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으로 그들의 고유한 영역을 지켜왔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우선 럭셔리 브랜드나 대량생산 브랜드와 구별돼야 한다. 오로지 이미지의 가격에만 의존하는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는 압도적인 제품의 성능과 뛰어난 이미지를 통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사회적 위상이나 특권 같은 질적인 가치를 만족시켜야 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춰야 할 마케팅전략의 본질적 요소는 각자가 목표하는 고객층에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벤츠는 귀족의 품위, BMW는 달리는 즐거움, 포르셰는 스포츠카의 전설,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로서 자신만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불분명한 럭셔리 브랜드에서 오랜 노력을 통해서 분명한 캐릭터를 지향하는 프리미엄 클래스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이 책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4개 회사의 공통 법칙을 설명한다. 항상 수요보다 적은 수준으로 공급을 제한할 것. 업계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고 지켜라, 소유하고 싶은 혁신적 이미지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하라 등이다.
일본 자동차는 렉서스를 선두로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공신화를 만들었지만 유럽 고급차 시장에서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드를 빛내 줄 화려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자동차의 현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다. 과연 현대차의 그랜저가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대접받을 시기가 올까.
필립 G 로젠가르텐·크리스토프 B 슈튀르머 지음, 미래의 창 펴냄. 1만3000원.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