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의 성적표가 한국 휴대폰 산업에 걸쳐있던 막연한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세계 2위 모토로라와 삼성전자의 판매량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LG전자는 21개월 만에 소니에릭슨에 4위 자리를 내줬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계절적 비수기 또는 환율 탓을 하기에는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해외 기업들이 너무 선전했다며 과감한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고전=삼성전자는 2분기중 전분기 2900만대 보다 줄어든 2630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모토로라는 분기별 사상 최고치인 5190만대를 판매했다. 특히 모토로라는 저가폰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1분기에 비해 소폭 상승한 11.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고가 전략 유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에서 뒤져 대조를 보였다.
◇LG전자 5위로= 2분기 연속 적자를 낸 LG는 워크맨폰과 샤이버샷폰 등 소니 브랜드를 휴대폰 사업에 접목한 소니에릭슨에 4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2004년 3분기 1180만대로 1070만대의 소니에릭슨을 제친지 1년 9개월 만이다. 소니에릭슨은 출범이후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인 9.3%를 시현했다. 저가폰 제이(J)시리즈를 통해 판매량 및 영업이익률 확대라는 두 마리 도끼를 잡은 것이다.
◇시사점 및 3분기 전망=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3분기에 호전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전통적인 성수기인데다 전략상품 출시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이영웅 상무는 “경쟁심화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 마케팅 투자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2분기 다소 힘들었다”며 “하지만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0% 이상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참고해야 할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해외 기업들이 저가폰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도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라며 “대당판매단가(ASP)에서 삼성전자와 쌍벽을 이루던 소니에릭슨의 성적표는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저가 시장에 부정적 입장이었으나, 이번 소니에릭슨의 실적은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