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엉킨 실타래부터 풀자](4.끝)글로벌 심사기준 마련하자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핵심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설립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등위는 기존 등급분류기관인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업계의 로비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인해 분리된 조직이다.

 현재 작업이 진행중인 게임등위와 관련된 게진법 시행령과 규칙안 및 등급분류기준안을 보면 기존 영등위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한 점이 눈에 띈다.

 게임등위는 우선 자기기술제를 도입, 전문위원들이 심사하기 전에 업체가 자사 게임의 심의 등급을 체크하게해 이를 바탕으로 심의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같은 제도는 심의위원에 의한 자의적인 심의를 최대한 방지, 게임등위가 실질적으로 민간자율로 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게임등위는 세계적 추세에 발 맞춰 세부 심의기준을 폐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심의가 제작환경의 창의성 제고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역할을 하는 심의기준을 제공하지 않은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심의기준 모델과 유사한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작환경의 예측가능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심의사례집 발간 의무를 규정에 두어 제작환경의 창의성과 게임관련사업의 예측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이와함게 심의 기준에 있어 콘텐츠 이외의 부분에서 대해서는 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영등위는 게임내용보다는 외관 등 형식을 기준으로 등급을 분류해 업계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게임등위는 전체적인 게임물의 맥락, 상황을 보고 등급을 결정하고 사회적 통념에 부합하는 등급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범세계적인 일반성을 갖도록 등급을 결정해야 하며 동일 게임물은 심의시기, 심의주체가 바뀌어도 동일한 등급을 내려야 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행성 게임물 심의기준과 관련해서는 게임성은 살리고 환금성은 없애는 쪽으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게임내용 자체와 사행영업의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 게임을 악용하는 불법적 사행영업을 이유로 심의기준이 흔들린다면 게임산업은 고사할 것이다. 게임자체와 분리된 불법적 사행영업을 이유로 법규를 준수하는 게임사업자를 처벌한다면 법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사행성 게임물 심의가 전문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물이 아닌 것을 심의하는 사행성 게임물 심의와 게임물을 심의하는 일반 심의는 심의의 성격과 결과가 다르다.

 게임등위 심의절차상 사행성게임물로 결정된 게임물은 심의의 대상이 아니며 비교적 지위가 취약한 전문위원들에게 사행성게임물 심의를 맡기는 것도 위험하다는 우려감이 높다.

 사행성 게임물 심의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사행성게임물의 심의를 담당하는 전문위원제도를 운영하거나 게임등위 위원으로 사행성 게임물 소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