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을 앞둔 남용 LG텔레콤 사장이 25일 전직원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LG텔레콤이 정책 목표인 통신 3강으로 우뚝 서는 것만이 정통부에 대한 은혜를 갚는 길이며 나의 퇴진에 대한 보상”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남 사장은 “사업권 취소라는 엄청난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통부의 모든 분들이 온갖 방법을 다 모색했고 이런 파국을 막으려 애썼다”면서 “(이번 일은)정부의 정책실패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통부가 번호이동성 시차제 도입과 접속료 제도, 보조금 법제화 등 유효경쟁 정책을 통해 LG텔레콤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사업권 취소에 대해서는 “2㎓대역에서 사업을 개시하는 것이 과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길인지 주주를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 고민했다”며 “결국 2㎓ 대역에 투자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의사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남 사장은 또 “돌이켜보면 참으로 먼 길을 돌아 온 기분”이라며 “그동안 숱한 역경과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회사를 키워온 것은 임직원들의 무한한 역량과 잠재력 덕분”이라고 퇴임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LG텔레콤은 빠르면 26일 이사회를 열고 남용 사장 퇴진에 따른 경영권 공백 문제를 수습한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남 사장 퇴진 이후의 경영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식이든 후임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안팎에서는 그러나 이번에 후임 대표 후보를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남 사장의 퇴진이 워낙 갑작스러워 마땅한 후임자를 물색하기가 어려운데다, 현 사업구도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급격한 변화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경래 상무와 (주)LG의 정일재 부사장 등 두명의 등기이사 가운데 한 사람이 대표 대행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LG그룹의 관례상 연말께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후임 대표를 공식 선임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