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일하는 미국인 지난 10년간 두배 늘어

 휴가 중에도 일하는 미국인의 숫자가 지난 10년간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시장조사기관인 오피니언리서치가 사무직 근로자 6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휴가 중에도 일을 한다는 비중이 43%에 달했다. 이는 지난 95년 설문조사에서 집계됐던 23%에 비해 두배나 늘어난 기록이다.

또 휴가 중에 3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도 전체 사무직 근로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와 일을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 대부분은 급한 업무나 약속 등 사무적 이유 때문이라고 답했다. 모든 일이 끝나기 전에는 편히 쉴 수 없다는 심리적 원인을 거론한 비중도 10%나 됐다.

휴가지에서 근무하는 데 필요한 장비의 우선순위도 지난 10년새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95년 당시 직장인들은 휴가지에서 휴대폰이 가장 필요한 업무기기로 꼽았다. 다음은 페이저와 팩시밀리, 노트북PC, 데스크톱 PC순으로 답했다.

하지만 지난달 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노트북PC가 쉬면서도 일을 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도구라고 답했다. 2위는 휴대폰, 3위가 데스크톱PC라고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휴가 중에도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일중독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으로 해로운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할로웰은 “아이들과 휴가를 즐기면서도 업무성과로 인정받고 싶은 상반된 욕망을 스스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휴대폰과 노트북PC의 급속한 확산이 휴가지에서도 일하는 풍토를 확산시킨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