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0일 ‘EVDO rA’에 대해 정부가 허용하더라도 당분간은 서비스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업방향을 이미 비동기식 3세대이동통신(WCDMA/HSDPA)로 선언하고 막대한 투자가 단행된 상황에서 현실적인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최근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 사업권 취소와 함께 떠오른 비동기식 사업자의 ‘EVDO rA’ 서비스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에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정통부가 최근 LG텔레콤에 대해 2㎓ 대역에서 IMT2000 사업권을 취소하는 대신 기존 2세대(PCS) 대역에서의 EVDO rA 사업 허가를 시사하자, SK텔레콤에도 EVDO rA의 문호을 개방해줄지 여부로 옮아가면서 시작됐다. 이같은 정통부 의중은 곧바로 “아무런 대가없이 기존 셀룰러·PCS 대역에서 EVDO rA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KTF의 반발을 불렀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라면 몰라도 이미 WCDMA에 본격적인 투자가 들어간 상황에서 또 다시 역량을 분산할 처지가 아니다”면서 “추후 WCDMA 망 구축이 완료되면 기존 동기식 망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WCDMA 사업권 대가인 1조3000억원의 출연금 외에, 연말까지 시설투자비만 총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EVDO rA의 경우 기존 EVDO망을 업그레이드하는 차원이라면 2000억원 정도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정통부가 EVDO rA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데다, 경쟁사인 KTF가 WCDMA에서 한판 승부를 걸자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SK텔레콤은 WCDMA 망 조기 구축에 네트워크 전략의 무게중심을 실어갔다.
SK텔레콤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이다, WCDMA다 회사 역량을 투입해야 할 분야가 너무 많아 도저히 도저히 여력이 없다”면서 “일단 WCDMA 망을 조기에 안정화한뒤 그때가서 도입 여부를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물론 정통부 입장에서도 이제는 SK텔레콤이 EVDO rA 서비스를 신청해도 막을 명분이나, 필요성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이 WCDMA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우려했지만 지금은 KTF와 자연스러운 경쟁관계가 진행되면서 대대적인 투자에 돌입했다는 판단에서 이다. 결국 WCDMA 활성화의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지는 SK텔레콤의 EVDO rA 도입 여부는 WCDMA 망 구축이 어느정도 완료되는 내년말이후에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