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화질의 체감 품질을 평가 할 수 있는 국제 표준 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완성한 규격이 국제 표준에 도전한다.
SK텔레콤과 연세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31일 국내에서 완성한 멀티미디어 품질표준안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정식 제안했다. 이번 표준안은 멀티미디어 품질이 IPTV와 주문형비디오(VOD) 등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객관적인 기준으로 삼을수 있는 국제표준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흐름을 겨냥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국제 표준을 선점할 경우 다양한 멀티미디어 장비 시장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매우 유리한 입지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표준화 동향=이번에 제안한 멀티미디어 품질 국제표준안은 전송 에러시 발생하는 열화 정도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SK텔레콤 등이 제안한 표준안은 △열화동영상만 이용해 화질을 평가하는 무기준법 △원동영상에서 추출한 특징과 열화동영상을 비교하는 감소기준법 △원동영상과 열화동영상을 비교하는 전기준법 등 3가지다.
ITU는 오는 10월까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표준안을 접수한 뒤, 연말부터 심사팀을 구성해 주관적 실험을 실시한다.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다음, 내년 상반기중 국제표준이 확정된다.
◇국제표준 채택 전망=멀티미디어 품질표준 분야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표준화 및 장비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국제표준 제정에도 미국·영국·독일·일본 3개 등 한국을 포함해 총 10여개의 표준이 ITU에 제안될 전망이다.
국내 표준개발을 주도한 이철희 교수(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는 “각국이 제출할 표준은 처리시간·속도·복잡성 등에서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에는 성능 위주로 국제표준을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제안한 표준은 처리속도 면에서 강점이 있어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활용분야=멀티미디어 품질표준은 IPTV,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동영상 서비스 등 앞으로 등장할 유료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적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무선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시 시간과 장소에 따라 네트워크가 불안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에 과금할 경우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지만, 어느 쪽이 옳은지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즉 멀티미디어 품질표준은 주문형비디오(VOD), PPV, 화상전화 등의 유료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화질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화질평가 장비 개발시에도 국내 표준을 따른 장비가 있어야 외산 장비에 대항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철희 교수는 “이미 미국의 텍트로닉스와 일본의 KDDI 등이 화질을 평가하는 장비를 일부 개발해 고가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표준이 국제적으로 공인되고 이를 이용한 장비가 개발되면 부르는게 값이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