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컬트 팩터

[클로즈업]컬트 팩터

 클라우스 슈메 지음·배진아 옮김. 이지북 펴냄. 1만5700원.



방문객 630만명, 맥주 610만리터, 소 91마리.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독일 최대 컬트 행사인 ‘뮌헨 옥토버페스트 2003`에 참여한 사람들과 소비ehls 음식 규모다. 독일 뮌헨에서 해마다 2주 동안 열리는 이 행사는 수많은 사람을 불러들였고, 사람들은 오랜만에 맛보는 자유에 취했다. 참가자는 점점 늘어갔고 옥토버페스트는 국제적인 컬트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컬트 영화, 컬트 만화, 컬트 그룹, 컬트 행사... 각 분야에 걸쳐 새로운 장르처럼 돼버린 ‘컬트’.

‘컬트(cult)’란 ‘숭배하다’는 뜻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이성적인 잣대로 볼 때는 적절치 못할 정도로 과도하게 숭배를 받는 대상을 뜻한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경향과는 동떨어진 가치를 추구하며 소수에게 광적으로 추앙받는 문화적인 아이템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숭배의 대상은 사람일 수도 있고 물건이나 영화·TV 시리즈·각종 행사일 수도 있다. ‘이것은 컬트’라고 불린다면 이보다 더 큰 찬사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컬트는 추종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 나와 있는 여러 상품에 ‘컬트’라는 말이 붙는다면 그 상품은 대히트를 넘어 숭배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함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전문가라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컬트 메이커’로 만들고 싶어한다.

이 책은 이러한 마케팅 종사자에게 컬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컴퓨터에서 청바지·시계·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컬트 제품은 물론이고 컬트 영화, 컬트가 된 행사 및 기관, 컬트 도서와 만화, 컬트 그룹과 인물 등을 소개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표적인 컬트 상품으로 스티브 잡스의 ‘애플’, 데님 소재의 튼튼한 바지에 ‘Levi’s 501’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 성공한 ‘리바이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리눅스’ 등을 꼽았다. 또 살인면허를 가진 비밀첩보원을 다룬 영화 ‘007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과 그의 권총 그리고 무엇보다 ‘007’이라는 숫자까지도 영화 시리즈를 떠올릴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두 개의 바퀴에 아메리칸 드림을 싣고 달리는 ‘할리 데이비슨’,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스위스 소녀 ‘하이디’, 노래하는 영웅 ‘엘비스 프레슬리’ 등 수많은 작품과 사람을 ‘컬트’ 대상으로 소개했다.

저자는 이처럼 42개 컬트 대상을 주제별로 나누고 평범한 상품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컬트’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제품만의 매력 등을 편안하게 풀어나갔다.

평범한 제품이 마케팅이라는 포장을 거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재탄생하기까지 우연과 필연의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컬트 메이커’를 꿈꾸는 마케터라면 한번쯤 읽고 내 것으로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