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이제는 시대를 초월한 불멸의 고전이자 로맨스 시대극의 대명사가 된 제인 오스틴의 원작 ‘오만과 편견’을 지난 2005년 영국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이 영화화했다.
조 라이트 감독의 2005년판 오만과 편견은 원작 특유의 우아하고 고전적인 이미지를 물씬 살리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전세계 모든 남녀들의 영원한 숙제인 사랑과 연애, 결혼에 대한 제인 오스틴의 깊이있는 관찰과 재치있는 유머를 잘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DVD의 화질은 배우들의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한 묘사까지 문제없이 표현하는 등 현 수준에서는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국경의 남쪽
북한의 두 남녀가 시간차를 두고 남한에 귀순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랑의 아픔을 다룬 멜로영화 ‘국경의 남쪽’은 TV드라마에서 명성을 쌓은 안판석 PD가 연출한 70억짜리 대작이다. 탈북자들의 사랑이란 드라마틱한 소재와 배우로서 변신을 거듭해 온 차승원의 첫 멜로 주연이라는 점에서 개봉전 많은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개봉일이 헐리우드의 첫 여름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3’와 겹치면서 흥행몰이에는 실패했다.
국경의 남쪽은 분단 문제로 비극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만의 특징을 영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생결단
IMF 직후 부산. 불황이 심해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0.03g의 백색가루가 주는 기쁨과 위안을 찾아 헤매고, 마약 사업은 건국 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는다. 마약 중간 판매상 상도와 강력계 마약반 형사 도경장에게 염산 덩어리로 얼룩진 부산은 잔인한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거대한 백색 정글. 마약계 거물 장철을 잡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힌 도경장은 약점잡힌 상도에게 함정수사를 요청하면서 악어와 악어새와 다름없는 위험한 공존을 모색한다.
‘바이 준’과 ‘후아유’로 청춘의 낯선 편린들을 담아온 최호 감독의 세번째 연출작으로 이번엔 생생한 남자들만의 냄새가 풀풀나는 느와르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는 IMF 이후 불황 속에서 뜻밖의 호황을 맞게 되는 마약 산업을 소재로 부산의 지역성을 진하게 살리면서 황정민·류승범 두 배우의 센 연기를 무기삼아 거칠고 걸쭉한 입담을 늘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