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특허 공세를 벌이고 있는 램버스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메모리 칩 시장 독점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램버스와 특허소송중인 국내외 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TC는 램버스가 부정한 방법으로 자사의 4개 컴퓨터 메모리 기술을 표준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시장을 독점했다고 판결했다. 또한 FTC는 1990년대 램버스가 메모리칩 표준 제정 그룹인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고속 메모리칩 개발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등 JEDEC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램버스는 자사 기술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다음 이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로열티를 지불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FTC 측은 이번 판결에 따라 앞으로 D램 기술 관련 램버스가 부과할 수 있는 로열티 규모를 제한하는 등 후속 조치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램버스 측 변호사 존 댄포스는 “FTC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부과하는 로열티는 합리적이다”고 주장했다.
램버스 측은 DDR SD램 등을 제조하는 업체들에게 3.5%의 로열티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메모리 칩 업체들은 이 비율에 난색을 표했다.메모리 칩 업체들은 수익성을 놓고 볼 때 3.5% 로열티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램버스가 만일 FTC의 로열티 관련 배상판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양측은 다시 한번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FTC와 램버스는 지난 2002년에도 램버스의 기술 특허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당시 FTC는 램버스가 부정한 방법으로 핵심 반도체 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며 제소했고, 4년만에 독점 판결을 받게 됐다.
한편 램버스는 이제까지 JEDEC의 공개 정책을 준수해 왔다며 이번 FTC의 독점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