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우체국쇼핑의 진화](https://img.etnews.com/photonews/0608/060804020418b.jpg)
우체국쇼핑은 1986년 정보통신부가 농수산물 수입개방으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어촌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든 공익적 서비스다. 농어촌에서 생산되고 있는 우수 농수축산품 및 수공예품 등을 전국 3000여 우체국과 인터넷 쇼핑몰(http://www.epost.go.kr)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준다.
우체국쇼핑 회원들 중에는 마니아가 많다. 이유는 믿을 수 있어서다. 이미 도메인 네임(http://www.epost.go.kr)에서도 정부사이트임을 나타내고 있듯 ‘신뢰’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해 주고 있다. 1년에 1회 엄정한 심사를 거쳐 판매업체를 선정, 수시로 품질검사를 실시해 이상징후가 있으면 지원단 직원들이 밤 새워 현장실사를 해 문제업체를 적발·퇴출시킨다.
최근 한국우편사업지원단에서는 자체적으로 e비즈니스 전문가들과 함께 우체국쇼핑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봤다. 우체국쇼핑 사업의 동기는 농어촌 경제활성화와 우체국 소포세입증대라는 공익적 목적이기 때문에 지원단에서는 현행대로만 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쇼핑사업을 공익이라는 한계 안에만 잡아 두기에는 e비즈니스 시장이 상상 외로 커지고 있다. 특히 3000여 우체국의 네트워크, 지원단의 인적자원 등이 너무 아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대형쇼핑몰 중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갖고 있는 곳은 농협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성장가능성이 큰 e비즈니스를 우정사업본부의 주요사업 중 하나로 잡고 그 사업의 성과를 공익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이다.
e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우체국쇼핑몰 중 오픈마켓인 우체국장터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의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 구도를 그대로 가지면서 민간회사의 장점을 도입하자는 얘기다. 즉, 우체국쇼핑몰은 그대로 둔 채 오픈마켓만을 확대, 민간 주식회사로 설립하자는 제안이다.
인터파크가 G마켓을, GSe숍이 GSe스토어를, 다음이 온켓을, CJ몰이 엠플을 각각 오픈마켓 전문 자회사로 설립한 것과 같다. 자회사가 우체국장터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우체국쇼핑이 만든 자회사라는 컨셉트로 홍보하고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충분히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자회사 설립·운영 시 장점으로는 민간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되므로 종전의 소극적 사업행태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이 빠르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회사가 잘 운영돼 매출이 늘면 이익이 늘고 회사가치가 높아져 주가상승으로 지원단 및 자회사 직원들의 수익이 실제로 늘어나고 공익목적의 사업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이점이다.
물론 자회사의 사업이 잘 안될 수도 있으나 자회사와 함께 모체인 우체국쇼핑도 사업을 함께 진행하므로 홍보 및 영업 차원에서 보완해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뢰할 수 있는 우체국쇼핑이 만든 오픈마켓이라는 브랜드와 민간전문가의 경영 그리고 한국우편사업지원단의 운영노하우가 결합된다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오픈마켓 자회사 설립안에 대해 우정사업본부장 및 정보통신부 간부들과 의논해 본 결과 모두 좋은 제안이라고 동의했다. 민간업체 여러 곳으로부터 설립 시 같이 참여하고 싶다고 투자의사도 받았다. 아예 자본력이 있는 민간업체와 함께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음 설립 형태가 가장 중요하므로 많은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e비즈니스 시장은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현재는 오픈마켓이 대세지만 모바일 비즈니스·IPTV·DMB 등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따라 얼마만큼 변화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앞으로도 한국우편사업지원단은 이러한 신기술 및 신개념을 신속히 받아들이고 국민을 위해 더욱 성실하게 우체국쇼핑을 운영하려고 한다. 그에 따라 우체국쇼핑은 끊임없이 진화·발전할 것이다.
◆선한길 한국우편사업지원단 이사장 ceo@kovi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