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하면서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이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경제의 놀라운 성장세를 뒷받침해 온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같은 현상은 올 만한 기업은 이미 모두 온데다 △임금과 땅값 상승 △과잉투자 억제를 위한 중국정부의 까다로운 규제 등으로 인한 ‘제조업 허브’로서의 중국에 대한 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경제는 지난 90년대 이후 구름처럼 몰려든 외국자본 덕분에 세계의 공장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액은 지난해부터 일부 줄어들기 시작했고 올들어 감소폭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6월의 경우만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FDI는 전년동기에 비해 12%나 줄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FDI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중국 GDP에 대비한 외국인 투자규모도 지난 94년 6%를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올해는 2.5%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규모는 연간 600억달러로 세계의 공장에 걸맞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가파른 임금상승은 많은 외국투자가들이 중국을 떠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베트남 등에 눈을 돌리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이미 중국으로 올 만한 외국계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이전을 끝낸데다 과잉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까다로운 규제도 FDI감소세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많은 제조업체들이 베트남, 인도 등으로 다시 공장을 옮긴 뒤에 추가적인 비용절감을 누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지난해 일본과 한국, 대만의 대중국 투자는 약 6.5% 감소했고 올상반기에는 31%나 급락했다.미국의 대중국투자도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한 관리는 “중국내 임금과 땅값 상승으로 외국인의 중국투자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측의 자신감은 생산기지로서 경쟁력이 떨어져도 내수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이 섣불리 중국을 떠나지 못할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내 전문가들 가운데에는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제조업 허브로서 위상이 흔들릴 경우 새로운 국가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이도 있다.
청쿵 경영대학원의 샹빙 학장은 “중국은 향후 10년간 자신의 위상을 어떻게 재구축할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로 생산기지를 다원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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