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이 65만명 이상의 가입자 검색 정보를 유출시키는 사고를 일으켜 최근 시작된 가입자 확대 등 재기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
AOL은 7일(이하 현지시각) 가입자의 검색 정보를 직원과 학계 조사연구원들에게 제공하려 했던 것인데 실수로 유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또 사고발생에 따른 조치로 가입자의 실제 사용자 이름을 숫자 ID로 대용했지만 검색 질문이 가입자를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를 포함할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AOL의 많은 사용자들은 어떤 사이트가 자신들에 대한 욕설을 담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자신들의 전화·신용카드 번호·사회보장 번호 등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지 검색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름을 인터넷에 입력한다. 이들은 집 근처 피자가게를 검색하다가 자신들의 집 위치를 드러낼 수도 있고, 처방약의 가격을 검색하다가 자신들의 건강상태를 타인에게 드러낼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검색 결과는 AOL의 숫자 ID에 연결돼 개인의 신상을 노출할 수 있게 된다.
앤드류 와인스타인 AOL 대변인은 내부 조사를 진행중이라며 “이것은 중대한 실수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나고 낭패감을 느낀다. 이것은 새로운 검색 툴을 학계에 선보이려는 순수한 시도였는데 완전히 잘못 점검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AOL이 가입자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검색 서비스와 여타 무료, 광고 기반 기능의 사용을 늘리려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AOL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AOL은 최근 AOL닷컴의 e메일 계정과 SW를 무료 제공하기로 결정하는 등 가입자 늘리기에 안간힘을 써 왔다.
AOL의 검색 데이터가 담긴 파일은 65만8086명의 AOL 가입자들이 지난 3월1일부터 5월 31일까지 사용한 1900만 검색어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이 파일에는 이들이 사용한 검색어와 검색 시점을 비롯해 가입자가 어떤 검색 결과를 클릭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AOL은 자사 SW를 통해 이뤄진 모든 검색의 0.3%만 공개됐다고 밝혔다.
AOL의 검색 데이터는 약 10일 전 공개됐으나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이 6일 AOL의 검색 사이트에 대해 지적하기 시작하기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AOL은 이 검색 데이터가 담긴 파일을 삭제했으나, 복제본이 이미 인터넷에 퍼진 뒤였다.
이 데이터는 AOL의 자체 SW를 사용해 미국에서 이뤄진 검색 내용만 포함한다. AOL의 자체 SW는 지난주까지 유료 가입자들에게만 사용됐다. AOL닷컴(AOL.com)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검색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사업체 닐슨/넷레이팅스에 따르면 AOL은 인터넷 검색 분야 4위로 구글, 야후, MSN에 뒤지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