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5박7일간 인도 현지시장을 조사,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자 창원혁신클러스터추진단에서 주관하는 ‘인도마케팅 연수단’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지난해부터 원화강세에 원자재 급등, 거래처 납품 단가 인하 요구 등 계속되는 국내 경영환경 악화에 머리는 무거웠고 기회만 되면 시장 견학으로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도는 신흥 성장국가인 BRICs 중 하나로 인구 10억명이 넘고 면적은 우리나라의 15배가 넘는 거대 시장이다. 최근 2년간 8%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국내외 많은 기업의 교역과 투자 관심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출발 전 인도는 임금이 싸고 높은 경제성장률로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서둘러 진출해야 한다는 막연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수에서 몇 가지 사항을 재인식하게 됐다.
첫째, 단순 근로자의 임금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개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지만 숙련공 임금은 중국의 80% 수준으로 현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인도의 노동법·노동운동은 회사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둘째, 뉴델리와 첸나이 등 중심지와 산업 인프라가 잘 구축된 주요 공장지대의 지가·임대료는 인도의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우리의 기대치보다 훨씬 높다. 셋째, 인도 법인세는 34% 정도로 25%인 우리나라보다 높다. 넷째, 전력·도로·용수 등 기반시설이 많이 확충되고 있으나 그 속도는 생각보다 많이 더디다. 다섯째, 인도인은 전반적으로 순박하지만 상거래 시에는 반드시 명확한 계약서를 동반해야 한다는 점이다.
돌아오는 길에 동행한 기업인의 인도시장 진출에 대한 생각은 ‘시장이 덜 성숙됐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는 의견과 ‘많은 위험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타 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므로 과감하게 진출하자’로 양분됐다.
실제로 뉴델리 KOTRA무역관 직원은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연수단·시장개척단 형태로 많은 기업인이 인도 현지 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가운데 70%는 예상 외로 진출 여건이 열악해 실망하면서 시기를 늦추고 30%는 사전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인도시장 진출은 기업마다 처한 여건이 다르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연수 참가 기업인이 공통으로 인식한 것은 인도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라는 점과 철저한 사전준비와 진출 시기 결정에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김정배 하나금속 대표 ihame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