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미국의 모바일시장을 겨냥한 주파수 확보에 앞다퉈 달려들고 있다.
C넷은 8일(현지시각)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현지시각 9일부터 시작한 2단계 주파수 경매에 케이블회사와 위성방송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이통업체들과 치열한 주파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FCC의 주파수 경매는 국방부와 12개 사법기관이 사용하던 90MHz 대역, 총 1122개의 라이선스를 민간업체에 매각하는 형식이다.
FCC는 이미 지난달에 168건의 주파수 경매로 43억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2단계 경매에서 추가로 150억달러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FCC가 내놓은 주파수 대역 중에서 노른자위는 일부 이통업체들이 3G서비스용으로 싹쓸이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위성방송과 케이블 등 미디어 회사들이 훨씬 경매공탁금을 내걸고 주파수 경매에서 이통업체들을 압박하는 형국이 됐다.
◇미디어업체 IPTV 노린다=FCC의 주파수 경매에 글로벌 미디어 회사까지 목을 매고 달려드는 데는 속사정이 있다.
우선 위성방송사들은 IPTV를 내세운 통신업체들의 방송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추가 주파수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디렉TV와 에코스타 등은 기존 위성TV에 모바일TV, 휴대폰 등을 통합시킨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대용량의 데이터전송에 적합한 주파수 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케이블 회사들은 현재의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TV+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에 이동통신을 결합한 쿼드러플플레이서비스(QPS)의 기반 마련을 위해 주파수 경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쟁진영인 위성방송사들의 주파수 입찰가격을 올리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경매전의 다크호스는 누구=위성방송사 에코스타와 디렉TV의 컨소시엄의 경우 경쟁사보다 훨씬 많은 9억7000만달러의 공탁금을 배정해 경매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뒤이어 타임워너, 컴캐스트 등 케이블 회사와 스프린트의 컨소시엄도 총 6억4000만달러를 공탁금으로 내걸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3위는 이통업체 T-모바일이 차지했는데 이번 주파수 경매를 위해 5억8000만달러를 FCC측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T모바일 베팅 주목=반면 미국 이통업체들은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미디어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1, 2위 이통업체인 싱귤러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도 향후 무선인터넷 수요를 대비해 경매전에 참여했지만 상황에 따라 2009년 주파수 경매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4위 이통업체 T-모바일은 취약한 3G망을 보완하기 위해 강력한 베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FCC의 주파수 경매는 미디어업계의 판도를 좌우하는 분수령이며 향후 모바일TV의 확산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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