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내년 이후 수요가 급증할 휴대폰 범용 운용체계(OS) 전략 마련에 본격 나섰다. 퀄컴이 MSM7000 칩세트부터 ARM9와 ARM11 듀얼코어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일반 휴대폰에서도 범용OS를 탑재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국내 이통3사는 최근 리눅스·윈도모바일·심비안 등 다양한 범용OS 기반에서 기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플랫폼인 위피와의 연동기술 개발에 우선 나섰다. 모바일OS 시장의 변화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특정 OS만을 고집하기보다 여러 가지 가능성에 모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휴대폰도 듀얼코어 시대=퀄컴은 MSM7000 시리즈부터 ARM9와 ARM11을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코어 환경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ARM9 코어 하나로 모뎀과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를 동시에 했던 반면에 MSM7000부터는 ARM9가 모델을, ARM11이 멀티미디어 처리를 각각 맡아 시스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ARM11 코어는 동작 클록이 400㎒에 이르러 범용OS뿐만 아니라 PC에서 사용하던 복잡한 애플리케이션도 거뜬히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범용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특정 사용자를 위한 틈새시장이었지만 내년 이후에는 일반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휴대폰 칩세트 변화에 맞춰 국내 이통사도 범용OS 전략 마련에 본격 나서는 추세다. 하지만 모바일OS 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변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특정 OS에 올인하기보다는 다양한 OS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을 고민중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리눅스 기반에서 플랫폼과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연동시킬 수 있는 세부 연구에 착수했다. 또 지난해 국내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솔루션 업체 햄펙스와 공동으로 기존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범용OS인 심비안을 연동하는 위피온심비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OS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KTF도 최근 솔루션 업체 지오텔과 계약을 하고 심비안과 위피를 연동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상반기에는 윈도모바일과 플랫폼을 연동하는 프로젝트도 발주, 범용OS 대응에 나섰다. LG텔레콤도 최근 국내 한 대학과 산·학협동 형식으로 리눅스 기반 휴대폰 OS 개발에 들어갔다.
◇퀄컴 전략도 큰 변수=모바일 OS와 관련, 국내 이통사들은 퀄컴의 행보를 예의 주시한다. 퀄컴은 올해 초 MSM7000 시리즈부터 기존 리얼타임 OS인 ‘렉스’ 대신 마이크로커널인 ‘L4’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3월 6일자 5면 참조> L4가 리눅계열 마이크로커널이라는 점에서 휴대폰 환경에서 리눅스OS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퀄컴은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폰 협력계약을 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퀄컴이 윈도모바일과 MSM 칩세트의 연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무게중심도 윈도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다.
KTF의 관계자는 “내년 이후 휴대폰 환경에서도 범용OS를 더욱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므로 현재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라며 “하지만 범용OS 도입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비롯,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관계 등 복잡한 변수가 많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