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어수선하다. 부처 특성상 문화부는 그다지 화젯거리가 없는 조용한 부서로 꼽힌다. 문화·관광·체육 등 정치권의 손때를 별로 타지 않는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기 때문이다.
그런 문화부가 요즘 심상치 않다. 문화부를 이러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만든 원인은 바로 최근 전격적으로 이뤄진 차관인사다.
지난 8일 인사에서 유진룡 차관이 취임 6개월 만에 옷을 벗었다. 차관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이처럼 짧은 임기에 바뀐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정치적’ 인사다. 일부에서는 유 차관이 ‘괘씸죄’에 걸려 낙마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 이유가 어찌 됐든 문화부 직원들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유 차관은 업무과 조직관리 측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직원들로부터 받는 신망이 두터웠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충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마치 전쟁을 앞두고 장수를 잃어버린 심정으로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물론 이 같은 낙담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분위기는 살아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하루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분위기를 추스려야 한다. 전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행성 게임물 문제는 지금도 문화부의 골칫거리다. 이에 대한 문화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신임 박양우 차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불과 1년 만에 문화산업국장에서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다시 차관으로 발탁됐지만 그로서는 현재 상황이 그렇게 기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박 차관 역시 유 전 차관에 못지않은 업무 추진력으로 직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유 차관의 낙마는 안타깝지만 박 차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 차관은 이제부터 우선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문화부의 불만은 적지 않겠지만 속으로 삭여야 한다. 이래저래 박 신임 차관이 떠맡아야 할 몫이 더욱 커지게 됐다.
디지털문화부·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