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https://img.etnews.com/photonews/0608/060816024611b.jpg)
소프트웨어(SW)산업은 값비싼 원자재나 대규모 생산설비 없이 인간의 두뇌와 창의력만으로 고도의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IT산업의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다. SW는 단품성 판매가 아닌 카피 단위로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복잡한 생산공정과 판매 유통망을 거치는 기존 공산품과는 달리 인터넷과 웹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 유통·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SW산업은 라이선스 판매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향후 고정적인 추가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기술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SW산업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각종 경제 연구소에서 국내 하반기 경제 성장률을 4∼5%대로 예측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SW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초 정부가 ‘SW산업 도약의 원년’을 선포하고, SW산업 육성정책을 다각적으로 추진해왔던 것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와는 달리 현재 국내 SW산업의 실상은 참담하다. 올해 국내 IT산업에서 SW가 기여하는 비율은 5.8% 정도로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하드웨어 부문에 국내 IT산업 역량이 집중돼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다.
일례로 지난 한해 동안 반도체·LCD 등 제조형 IT수출액은 780억달러에 이르지만 디지털콘텐츠·패키지SW를 포함한 전체 SW수출액은 6200만달러, 즉 8% 정도에 그쳤다. 또 국내 제조·통신·SW 생산 비율은 73 대19 대 8로 OECD 가입국 평균 수치인 46 대 31 대 23과 비교했을 때 제조형 IT산업 부문에 상당히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불균형한 성장과 함께 지난 7월, 한국소프트웨어공제조합에서 발표한 SW기업 자금수요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SW산업이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SW산업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설문 자료에 따르면 국내 64개 국내 중소 SW기업 가운데 둘 중 하나는 기업 운영을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60% 이상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에 심각한 애로를 느끼고 있다. 또 업력이나 매출액 등의 요인에 따라 기업 간 불균형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이나 벤처캐피털에서 자금 조달 시 대부분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대한 투자평가보다는 유형자산이나 재무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투자가 결정되는 것에 기인한다. SW기업의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 기술력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의 안정된 재무구조는 기업 영속성을 보장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안정적인 기술지원을 통한 신뢰 확보는 국산 SW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이는 궁극적으로 SW산업의 발전 및 글로벌화를 유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금융기관과 벤처캐피털의 SW기업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SW산업에 적합한 투자 평가방식의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SW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금융지원 외에도 영업·마케팅·해외시장 개척 등 실질적인 분야에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이 필수다. 현재 대다수 국내 SW업체가 겪고 있는 심각한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한 양질의 SW기술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SW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정부의 의지 또한 확고하다. 이런 민·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우리의 역량을 결집한다면 이 땅에도 SW산업이 ‘IT산업의 꽃’이자 ‘미래의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때가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백원인 현대정보기술 사장 wonin@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