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4일(이하 현지시각) 전자여권 발급을 개시했다.
미 국무부는 전자여권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와 시스템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칩이 내장된 전자여권을 발급했다.
새 미국 전자여권은 종이 여권에 담긴 이름·생일·성별 등 모든 데이터를 전자태그(RFID)칩에 저장해 갖고 있고, 공항에 구비된 전자 스캐너로 인식된다. 미 국무부는 이 전자여권이 통관 속도를 높이고 국경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기관과 관련 기업체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시험 프로젝트에서 전자여권을 테스트한 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들은 전자여권의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미 정부기관과 기업체들이 만든 비영리 단체인 스마트 카드 연합(Smart Card Alliance)은 칩에 저장된 정보가 암호화되고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을 전자적으로 복제하더라도 보안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의 셔윈 사이 고문은 해커들이 전자여권 스캔시 전자 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몇몇 기업들이 지난 2년 동안 자사 기술을 전자여권에 공급하기 위해 경쟁했고, 프랑스의 제말토(Gemalto)는 이달 초 미 인쇄국(Government Printing Office)으로부터 첫 전자여권 생산 주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인피니언의 칩 기술을 이용해 전자여권을 제작 중이다. 제말토는 지난해 말 프랑스의 스마트 카드 업체인 젬플러스와 악살토가 합병해 탄생된 업체다.
또 다른 업체인 ‘온 트랙 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1일 자사가 미국 전자여권 공급업체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음을 파악하고, 워싱턴 D.C.에 있는 미연방청구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