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문자입력 `변하는 거야`

PC표준인 쿼티 자판을 채택한 삼성전자의 단말기 ‘SGH-D307’(왼쪽), 
 LG전자가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 올텔을 통해 출시한 패스탭 기반 단말기 ‘AX-490’
PC표준인 쿼티 자판을 채택한 삼성전자의 단말기 ‘SGH-D307’(왼쪽), LG전자가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 올텔을 통해 출시한 패스탭 기반 단말기 ‘AX-490’

 휴대폰 문자를 보다 쉽고 빠르게 입력할 수 있는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자서비스를 이용하는 10∼20대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현재 T9 방식을 사용중인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쿼티·패스탭 등 새로운 입력방식을 북미 수출용 휴대폰에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쿼티·패스탭 등 신기술이 현재까지 휴대폰 문자입력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9의 아성을 허물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엄지족으로 대변되는 ‘문자세대’들은 표준어보다는 은어·약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향후 단어 예측방법으로 구성된 T9의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제조사, 새로운 휴대폰 문자입력 방식 채택=전 세계 문자입력시장은 휴대폰의 9개 숫자키로 영문자를 입력하는 T9 방식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 제조사들이 기능별 또는 디자인 차별을 위해 쿼티·패스탭 등 새 문자입력 방식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컴퓨터 키보드의 하나인 쿼티 자판을 채택한 단말기를 개발, 북미에 출시했고, LG전자 역시 지난달 북미 최초로 패스탭 방식의 단말기를 올텔을 통해 상용화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패스탭은 양손으로 문자를 입력해야 하는 쿼티폰과 달리 한 손으로 가능하다”며 “북미에 출시한 AX-490단말기의 성공여부가 패스탭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탭(FASTAP)폰은 ‘숫자키’ 주변에 이보다 조금 튀어나온 ‘문자키’를 배치해 일반 휴대폰의 작은 공간에서 알파벳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구룡 문자협의회 연구소장은 “새로운 기술은 자판의 공간적 제약으로 아직은 국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하지만 특화된 서비스 및 상품에 최적화 된 단말기 개발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신기술, 말없는 10대 양산=제조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휴대폰 문자서비스와 인터넷메신저(IM) 이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0대들이 전화통화나 음성대화보다 ‘문자대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최대 CDMA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5000억건 이상의 문자메시지가 오고 갔으며, 오는 2010년에는 5배 늘어난 2조3000억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구룡 문자협의회 연구소장은 “현재까지 T9을 능가할 만한 문자입력 방식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블랙베리 등 새로운 단말기 판매가 늘면서 쿼티 및 패스탭 등 신기술 채택비율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