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 시장의 두 강자인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케이블TV사업자로서는 처음으로 고선명(HD) 콘텐츠를 제공하는 HD채널을 연내에 출범시킨다. 그러나 양사는 초기엔 HD콘텐츠 비율을 최소화할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HD채널 시대는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국내 1위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온미디어(대표 김성수)는 디지털전용 영화채널 스토리온을 통해 지난 5일부터 토요일마다 HD급 영화 1편씩을 시험용으로 송출하고 있다. CJ미디어(대표 강석희)도 오는 10월 9일 개국 예정인 종합오락채널 TVN에서 HD콘텐츠를 송출하기 위해 내부 준비중이다. 양사는 또 기존 아날로그 채널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송출 장비 및 전용선을 HD급으로 갖추는 HD 다채널 정책도 검토중이다.
시험방송중인 CJ케이블넷 지역에 제공되는 온미디어의 영화콘텐츠는 PP―SO 간 HD 테스트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스토리온은 송출 장비를 HD로 전환한 첫 PP로서 향후 콘텐츠 확보 여부에 따라 HD 편성 비율을 늘려나갈 수 있다. 온미디어는 앞으로 OCN 등 영화채널을 중심으로 HD 송출시스템을 갖춰나갈 예정이다.
CJ미디어는 TVN 개국에 맞춰 HD콘텐츠를 송출한다는 전제 아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공급을 협의중이다. CJ미디어는 TVN 외에 기존 채널 CGV와 XTM 등도 순차적인 HD 전환을 검토중이다. 강석희 CJ미디어 사장은 “송출시설을 HD에 맞춰 바꿔야 하는 등 쉽지는 않은 일”이라며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HD 전환에 어느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도 제기했다. PP로선 당장 HD로 전환한다고 해도 별도의 수익이 없는데다 전환에 따르는 시설 투자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또 SO의 HD 전환 속도에 대한 확신이 없어, HD채널 확충 계획을 확정짓기 어렵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채널 확대는 현재 비즈니스 모델만 고려하면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어차피 해야 할 투자라는 점에서 MPP들이 선도자 역할로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