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디지털콘텐츠 제작 도구인 어도비시스템즈의 ‘플래시’가 최근 출시 10돌을 맞았다. ‘마시마로’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플래시 기술은 이미 웹환경을 석권한 데 이어 최근 휴대폰·디지털가전 등 임베디드 분야로 확장하며 멀티플랫폼 솔루션으로 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96년 8월 모션 그래픽 제작 도구로 소개된 플래시는 지난 10여년간 웹·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의 혁신을 주도하며 대표적인 콘텐츠 제작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세계 PC 중 97%가 플래시 플레이어를 탑재하고 있을 만큼 강력한 시장 지배력도 갖췄다.
플래시의 성공요인으로는 인터넷 도입 초기 역동적이고 화려한 콘텐츠를 원하던 웹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 것을 들 수 있다. ‘마시마로’나 ‘졸라맨’ 등 히트 애니메이션이 대표적 사례로 1인 미디어 인터넷 방송과 웹 문화를 본격적으로 꽃피우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또 강력한 액션스크립트를 바탕으로 플래시 게임으로 발전하는가 하면 각종 웹디자인을 비롯, 컴퓨터 웹 아트 도구로도 각광받았다. 국내에서는 ‘마리이야기’와 최근 개봉한 ‘아치와 씨팍’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 개발에도 도입되며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어도비는 최근 기업용 ‘플렉스’, 임베디드용 ‘플래시 라이트’, 모바일용 ‘플래시 캐스트’ 등을 출시하며 단순한 클라이언트 제작 도구에서 벗어나 멀티플랫폼 솔루션 회사로의 진화를 모색 중이다. 이가운데 휴대폰과 가전기기를 겨냥한 ‘플래시 라이트’는 이미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 등의 휴대폰을 비롯 아이리버의 MP3플레이어, 유경의 PMP 등에 잇따라 탑재되며 역동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용자가 미리 설정한 관심영역의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자동으로 푸시하는 ‘플래시 캐스트’는 NTT도코모·버라이즌 등 이통사들이 도입하면서 휴대폰 대기화면을 이용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어도비는 단조롭던 웹을 플래시가 풍부한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변화시켰듯 텍스트나 단순한 그래픽 일색인 임베디드 기기의 UI와 서비스도 인터랙티브 환경으로 진화시키겠다는 포부다.
이원진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사장은 “기존 텍스트나 단순 그래픽 일색이던 휴대폰 대기 화면, 메시지 수신, 각종 전자 제품의 메뉴와 이동통신사의 모바일 서비스 등도 플래시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번 개발한 플래시 콘텐츠는 플랫폼의 제약 없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