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던 중국정부의 3G라이선스 발급이 내년 중반으로 또 다시 늦춰질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각) 셀룰러뉴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2년 앞둔 시점에서 3세대(3G) 네트워크 투자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연내 3G라이선스 발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통신전문가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정을 고려할 때 중국의 3G라이선스 발급 시점을 지난 6월로 전망했으며, 아무리 늦어도 연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해 왔다. 하지만 여름이 다 지난 현재까지 주무부서인 신식산업부 관리들조차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등 중국정부의 3G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업체 경쟁력 기르기 속셈=중국정부가 3G투자에 미온적인 이유는 중국이 자체개발한 3G표준인 TD-SCDMA가 외국계 3G표준과 경쟁할 여건이 못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노슨 텔레콤 컨설팅의 한 애널리스트는 “TD-SCDMA와 관련한 시험서비스, 지적소유권협상, 관련업체들의 동향을 종합할 때 3G라이선스 발급은 내년 중반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당국의 강력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TD-SCDMA의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고 중국 통신업체들이 3G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식산업부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TD-SCDMA 시험서비스를 지난 6월부터 동부 산동성의 칭다오시, 북부 하북성의 바오딩시, 남부 복건성의 샤멘시 등 3개 도시에서 추가로 시작했다. 하지만 시험결과 여타 3G네트워크와 매끄럽게 로밍되지 않는 등 기술적 문제점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당국은 자국 3G시장에서 외국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TD-SCDMA표준을 적극 지원했지만 기술문제로 너무 긴 시일이 소요되자 크게 고심하는 중이다.
◇ 3G투자 여력부족도 한몫=중국 3G사업의 또 다른 장애물은 중국통신업체들이 3G네트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중국통신시장의 성장률은 7.6%로 전년 동기의 11.8%에 비해 떨어지는 등 중국 통신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위축된 것이 그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이 검증되지 않은 TD-SCDMA망 구축에 무리한 투자를 하기를 계속 꺼려 한다는 분석이다.
J.P. 모건의 팀 스토리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투자에서 3G는 더 이상 주요변수가 아니다.”면서 “3G사업자 선정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고 잘라 말했다.
◇부분 투자 가능성…투자자 당혹=중국정부의 3G라이선스 연기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올해 중국 3G특수를 기대하던 외국계 통신장비업체들은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홍콩 도이치방크증권의 윌리엄 바오빈 애널리스트는 “중국통신시장에 관심을 두던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3G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3G라이선스 발급이 내년으로 미뤄질 경우 중국정부가 공언해온 베이징 올림픽에 맞춘 3G상용화 계획은 북경과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서 생색만 내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국 통신업체들의 3단계 TD-SCDMA 시험서비스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