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배터리 리콜사태를 계기로 보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박막전지(Thin Film Battery)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레드헤링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세계 최대의 PC업체인 델이 전세계적으로 410만개의 노트북PC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리콜로 소비자들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더 안전한 차세대 전지기술에 대한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도는 아직 초기 단계인 세계 박막전지시장이 이처럼 안전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분위기에 맞춰 오는 2012년까지 100억∼11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리콜사태로 박막전지 투자 몰려=미국의 배터리 벤처기업 인피니트 파워 솔루션스는 델이 배터리 리콜을 선언한지 불과 사흘만에 무려 3500만달러를 투자받는데 성공했다. 인피니트의 주력상품은 얇은 필름에 배터리기능을 내장시킨 박막전지. 이 박막전지는 필름구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폭발위험성이 낮아 가장 안전한 차세대 배터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ABI리서치의 한 애널리스트는 “벤처기업이 1차 라운드에서 이정도의 대규모 펀딩을 받기란 쉽지 않다”면서 리콜사태를 계기로 박막전지를 개발하는 여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액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미국에서 인피니트 외에 솔리코어, 심베트, 엑셀러트론 솔리드 스테이트, 그레이트 파워 배터리 등이 박막전지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박막전지 제조사들은 이번 배터리 리콜사태로 투자유치와 보급확대 등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리스크 불구 투자자 관심=지난 92년 미국에서 개발한 박막전지는 배터리의 구성요소인 양극, 전해질, 음극 등을 얇은 필름에 집적시킨 전지를 지칭한다. 하지만 박막전지는 단위부피당 충전능력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떨어지고 제조원가는 3배나 높은 문제점 때문에 그동안 대량생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박막전지는 배터리 모양을 자유롭게 성형할 수 있어 휴대폰, 노트북PC의 슬림화 추세에도 딱 들어 맞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엔델 그룹의 롭 엔델 애널리스트는 “박막전지를 사용하면 팔찌, 액세서리 형태의 휴대폰처럼 얇고 관능적인 형태의 모바일 기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면서 모바일 기기의 디자인혁명을 예고했다. 그는 리콜사태를 계기로 또 박막전지를 탑재한 초슬림 휴대폰, 안전형 노트북PC가 하이엔드 가전시장에 곧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폰의 경우 내장배터리의 용량이 작기 때문에 노트북PC에 비해 배터리 폭발위험성은 낮다. 하지만 배터리 안전과 디자인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박막전지를 내장한 초슬림 휴대폰을 더 선호할 것이 확실시된다.
<>박막리튬전지 과제=이같은 폭발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돼야 할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이들 제품은 대량으로 시장에 출하된 적이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또한 안정성이 높은 반면 가격은 리튬이온전지의 3배나 된다. 게다가 휴대폰같은 기기에서는 에너지 성능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이다. 물론 최근 개발된 박막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과 맞먹는 리터당 300∼900wh의 충전용량을 갖춘데다 충전회수도 7만회를 넘어서 기술적 문제는 거의 해결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박막리튬전지에는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면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는 분명 악재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제품가격인하와 더좋은 제품의 출하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호재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