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IMID)’가 23일 화려한 개막의 종소리를 울린다. 여섯 번째를 맞는 IMID는 올해도 역시 성황이다. 미국·일본·프랑스·스위스·대만·영국 등 10개국에서 무려 138개 기업이 참가한다. 액정디스플레이(LCD)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외에도 미래제품으로 각광받는 플렉시블 및 3차원(3D)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소재 등 신제품과 신기술이 대거 선보인다. 학술대회에도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벨로루시 등 19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석해 총 414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그중 40%인 150여편이 해외논문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미국의 SID, 일본의 FPD인터내셔널과 함께 3대 전시회로 꼽힐 만큼 양에서나 질에서나 가히 수준급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세계적 규모의 산업·기술·전시회, 이 3박자를 모두 갖추려는 것은 모든 국가의 꿈이다. 전시회 자체의 시장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기술과 산업, 전시회가 시장 주도권에 매우 밀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다. 전시회는 해당 산업과 기술 정보의 집합지이자 교류장이다. 가만히 있어도 세계 곳곳에서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들고 찾아오는 전시회가 건재해야 해당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IMID는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등 우리 업계와 학계가 주관하는 전시회다. IMID는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이 세계 최강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다.
IMID가 지금처럼 성공한 것을 두고 단순히 세계 최강인 국내 디스플레이산업 위상 때문이라고 여기기 십상이다. 물론 디스플레이 최강국이라는 위상 없이는 IMID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산업경쟁력만으로 세계 수준의 전시회가 거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전시회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에서 치러지는 것은 산업경쟁력보다는 그곳에 막대한 수요와 기술 원천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시장 규모가 작은 곳에서는 구미보다 몇 배의 매력요인을 제공하지 않는 한 국제전시회를 개최하기 힘들다.
IMID가 국제적인 명성을 획득하기까지는 디스플레이업계와 학회 그리고 정부의 노력이 배어 있다. 업계는 갖은 구박을 당하면서도 매년 일본 FPD인터내셔널과 미국 SID를 오가며 열심히 산업을 일궈냈다.
정부도 대규모 기술개발 과제로 업계와 학계의 노력에 화답했다. 국내 디스플레이산업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 못지않는 국제적인 전시회를 가져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모아 어렵사리 IMID를 출범시켰다. 국제적인 지명도가 없었던 초창기 시절에는 해외 참가자를 모집하기 위해 학계와 업계가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했다. 특히 세계적인 지명도를 지닌 디스플레이업계 CEO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국내에서 이만한 국제적인 전시회도 드물다. 게임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는 분야에서조차 세계인의 발길을 끄는 대규모 국내 전시회는 아직 없다. 관련업계는 매년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전시회에서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신세다. 손님으로 드나들다 보니 넘쳐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하기도 어렵다. 이제라도 우리의 대표 산업들이 IMID와 같은 국제 수준의 전시회를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더불어 디스플레이업계와 학회는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미국 주도의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반도체 전시회를 열 듯 IMID도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