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내년부터 웹투폰 기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SK텔레콤과 KTF의 무선네트워크 기반 ‘준’ ‘핌’과 달리 데이터통화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유선방식이어서 LG텔레콤은 ‘기분존’에 이어 무선인터넷 분야에서도 가격을 앞세운 역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최근 대용량 콘텐츠 플랫폼 구축 계획을 세우고 무선인터넷 장비 및 솔루션업체를 대상으로 시스템과 장비 시험평가(BMT)를 진행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스템 구축 규모만 50억원에 달할 정도로 LG텔레콤이 최근 1∼2년 사이 실시한 코어망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주목을 끄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동영상·게임·음악 등 대용량 콘텐츠를 무선네트워크(온 에어)가 아닌 웹투폰 방식으로 제공할 시스템 구축이 골자라는 점.
LG텔레콤은 이 시스템을 통해 방송 콘텐츠를 중심으로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이용료만 지불하면 데이터통화료 없이 콘텐츠를 PC에서 먼저 받은 후 휴대폰으로 옮겨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번 전략은 SK텔레콤과 KTF가 ‘준’ ‘핌’ 등 정보이용료와 함께 데이터통화료가 부가되는 무선네트워크 기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에 주력한 것과 대조를 보인다. SK텔레콤과 KTF가 웹투폰 방식을 적용한 서비스 사례는 ‘멜론’ ‘도시락’ ‘지팡’ 등 일부이다.
반면 LG텔레콤의 전략은 데이터통화료를 희생하는 대신 이용자 확대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기분존’에 이어 무선인터넷 분야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의 이같은 전략은 3세대 동기식 이동통신( cdma2000 1x EVDO 리비전A) 네트워크를 전국망으로 확대하기 위해 웹투폰 모델을 무선인터넷의 중심에 놓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G텔레콤은 앞으로 8개월 간의 시스템 구축 기간을 거쳐 내년 4월부터 웹투폰 기반의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또 TV 콘텐츠 등 동영상을 기존 휴대폰의 내부 저장 공간뿐만 아니라 외장 메모리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한편 LG텔레콤이 오랜만에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이를 수주하기 위한 장비 및 솔루션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이루온·지어소프트·인프라밸리·HP 등을 주축으로 7개의 컨소시엄이 이번 BMT에 참여할 만큼 경쟁이 뜨겁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타 이동통신사의 동영상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데이터통화료로 부담을 줘 부진을 겪었다는 점에서 대용량 콘텐츠에는 웹투폰 방식이 더 적합할 수 있다”며 “향후 리비전A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웹투폰과 무선네트워크 비즈니스모델을 더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