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中企, 혁신의 둑을 쌓아라](https://img.etnews.com/photonews/0608/060824113112b.jpg)
엄청난 위력의 태풍, 예상하기 어려운 집중호우 등 최근의 기상 변화는 평소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많은 피해를 보게 된다.
최근 중소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살펴보면 변덕스러운 날씨 이상의 변화와 위협을 감지할 수 있다. 고유가·원화절상·원자재가격 상승·구인난·노사문제 등과 더불어 값싼 중국산 제품의 홍수로 중소기업은 대내외적인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도 사방에서 몰아치는 변화의 태풍과 홍수를 이겨내려면 혁신의 든든한 둑을 높이 쌓아야 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그저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수주대토’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하루라도 혁신하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친다(一日不革新 口中生荊棘)’는 심정으로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강도 높은 혁신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기업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혹자는 손자병법의 오사(五事), 즉 도(道)·천(天)·지(地)·장(將)·법(法)을 들어 혁신의 요체를 설명하기도 한다.
첫째, ‘도(道)’로서 혁신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혁신활동은 경영자와 전 직원이 일심동체가 돼 추진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둘째, ‘천(天)’과 ‘지(地)’는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갖가지 경영환경을 분석하는 능력이다. 특히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값이 싸다고 잘 팔리는 시대는 지나갔다. 고객이 기꺼이 돈을 치를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셋째, ‘장(將)’은 중소기업 경영자의 혁신 리더십과 추진력을 말한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자의 의지와 신념이 중요하다.
넷째, ‘법(法)’은 기업문화 재구축을 통한 내부체질 강화를 의미한다. 직원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동기부여, 인사관리, 기획, 재고관리, 서비스 등 간접부문의 경영혁신활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혁신은 실행이다. 너무 크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작은 시작을 통한 성공체험은 향후 본격적으로 혁신을 수행하는 데 강력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청도 혁신적 기업활동이 가치창출의 원동력이 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보호 위주·공급자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을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고객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혁신했다.
그러면 어떤 기업을 선택해 집중 육성할 것인가. 그동안 중기청에서는 기술력 중심의 ‘벤처기업’(Venture Business)과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을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육성해 왔다. 혁신형 중소기업은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에서 3배, 매출액에서 4배나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중소기업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맞춤형 정책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지난달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7000여가지의 각종 지원사업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혁신기업은 기술혁신은 물론이고 비기술적인 경영혁신활동에서도 나타난다. 기업의 경쟁력이 반드시 기술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이나 고객서비스 등에서도 혁신적인 역량이 창출될 수 있다. 서비스업이나 문화산업 관련 중소기업에서 제조업 못지않은 혁신적 성과가 나오는 사례를 흔히 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기청은 지난달부터 서비스업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에서 경영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는 곳을 경영혁신형 기업으로 인증하고, 이를 혁신형 중소기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물론 정책적으로 과감한 지원도 쏟아부을 예정이다.
작지만 강한 혁신형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태풍보다 거센 기업환경 변화의 급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시책을 버팀목 삼아 혁신의 둑을 든든하게 높이 쌓는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현재 중소기업청장 hjlee@smb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