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는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수출은 호조를 보인다니 반가운 일이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높다. 수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경제가 어렵고 내수가 침체될수록 수출은 우리 경제 활로를 여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만큼 발전한 원동력도 바로 수출이다. 그런 점에서 24일 기준으로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런 수출 실적은 지난해보다 달성시점을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이다. 내수는 어려웠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우리 제품이 성가를 높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쯤이면 사상 처음 수출 3000억달러도 넘어 설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2844억달러보다 올해는 150여억달러를 더 수출하는 셈이다. 수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된다.
우리는 그동안 원화절상에다 고유가 및 원부자재가 상승이라는 3중고가 겹쳐 기업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개척에 적극 나섰고 여기에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이른바 수출효자 품목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갈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 외국의 수입규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여전히 위기 상태고 내수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다 고유가·원화절상·원부자재가 상승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일치단결해 수출확대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이날 “업계와 정부가 힘을 모아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 수출 3000억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뛰자” 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자면 정부는 기업들이 수출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환율과 유가, 원부자재 구매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수출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외 경제여건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수출을 늘려야 한다. 우리가 경제성장을 이룩하려면 기댈 곳은 수출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수출업계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해결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수출업계의 사기를 드높이고 기업인의 의욕을 복돋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마케팅 지원도 해야 한다. 정부가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국가 수출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런 점에서 바람직하다. 특히 해외 모조품에 따른 수출피해를 막기 위한 강력한 대응책도 서둘러 마련해야야 한다.
기업들은 수출품목 다양화와 수출시장 다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일부 효자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게 사실이다. 만약 효자 품목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면 국가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엄청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은 수출품의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삼성의 애니콜이 고급화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누비는 것은 참고할 사례다. 제품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이런 노력은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마련하는 데 절대 필요하다. 수출품목도 소프트웨어·게임 등 지식기반산업 제품으로 탈바꿈하면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수출이 늘어나지만 해마다 무역수지가 감소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 산자부는 올해 무역수지를 120억달러 안팎로 추정하는데 이는 지난해 흑자 231억달러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수치라고 한다. 부품 국산화 등으로 기업의 원부자재 비용을 덜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