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TV` 네트워크 중립성 논란

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 ‘하나TV’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망 임대사업자인 LG파워콤이 최근 ‘하나TV’ 서비스를 사실상 차단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하나TV’가 유발하는 동영상 트래픽이 주원인이라는 점에서 양사간 분쟁을 넘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의 네트워크중립성(Net neutrality) 문제로 확산될 조짐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파워콤은 최근 자사망 임차 지역의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에 대해 ‘하나TV’ 가입을 차단했다. 이는 LG파워콤과 하나로텔레콤이 맺은 망임차 협정에서 ‘유료로 부가서비스를 추가로 제공,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 LG파워콤과 사전 협의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

LG파워콤 측은 ‘하나TV’가 최소 6Mbps에서 최대 10Mbps가 소모되는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즉, 하나로텔레콤 가입자가 LG파워콤 망을 임차해서 사용하는 지역에서 과도한 네트워크 트래픽을 유도할 경우 전체 서비스 품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함께 LG파워콤은 자사 ‘엑스피드’ 가입자에게도 하나TV 서비스를 제한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하나로텔레콤 측에는 망 이용대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하나로텔레콤 측은 LG파워콤의 조치가 이용자 이익을 저해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파워콤뿐만 아니라 KT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가입자도 콜센터를 통해 ‘하나TV’ 가입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LG파워콤의 판단은 이용자 이익을 저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일단 자가망 가입자 대상으로 ‘하나TV’ 가입을 유도하고 다른 ISP 가입자가 ‘하나TV’ 서비스를 원할 때는 인터넷서비스 전환을 권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나TV’ 서비스 개시 이후 실질적으로 인터넷 가입자 유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신 업계에서는 LG파워콤과 하나로텔레콤간 ‘하나TV’ 분쟁이 가입자 유치전 차원을 넘어 네트워크중립성 및 망이용대가 부과 문제로 옮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IPTV나 TV포털 서비스는 ISP 뿐만 아니라 대기업 및 중소·벤처기업들도 셋톱박스 제공으로 언제든지 유료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070 인터넷전화는 트래픽 발생이 미미하지만 1500원의 이용대가가 부과되는데 반해 하나TV, 곰TV, 판도라TV 등이 제공하는 동영상, 영화 등이 사실상 무료로 개방되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