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3D 표준 `있으나마나`

 3차원 모바일 게임 콘텐츠 표준인 ‘메가 1.0’이 시장에서 뚜렷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표준 정착까지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표준을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시장인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이미 SK텔레콤, KTF 등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개별적인 3D 스펙을 적용하고 있어 ‘메가 1.0’에 대한 수용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전용 게임폰 출시가 사실상 중단되고 전체 모바일 3D 시장 경기가 침체되면서 갓 탄생한 표준은 시장의 관심 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메가 1.0’이 명목상 표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장 주체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영받지 못한 데뷔=모바일3D표준화포럼(의장 양덕준)이 지난달 발표한 ‘메가 1.0’은 3D 게임 개발에 필요한 애니메이션 제작, 그래픽 렌더링, 객체 정의, 사운드 규격 등을 포함하고 있는 모바일 3D 게임 API 표준. 지난 2년간 ETRI, 삼성전자, 3D 엔진 업체들이 공동 개발했다. 하지만 ‘메가 1.0’을 대하는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3D 게임 서비스를 제공 중인 SK텔레콤, KTF 등은 표준의 상세 규격을 검토한 뒤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적 반응만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후속 게임폰 라인업 조차 없어 표준 채택 자체가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예고된 위기=‘메가 1.0’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상용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내 모바일 3D 시장은 SK텔레콤과 KTF의 3D 게임 플랫폼을 비롯, 3D 게임폰을 개발한 삼성전자까지 차별화된 규격을 사용하면서 사실상 3개의 플랫폼으로 나뉜 상태다. 하지만 3D표준화포럼에는 삼성전자만 참여했을 뿐 이통사들은 참여 조차 안해 표준의 준용 가능성은 처음부터 희박했다.

3D표준화포럼은 이달말까지 ‘메가 1.0’을 TTA에 단체표준으로 등록시키고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은 위피 규격에도 제안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통사들과의 의견조율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피 표준 수용도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는 평가다.

◇돌파구를 찾아라=표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용 사례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포럼에 참여한 삼성전자, 레인콤 등을 통해 게임전용폰과 휴대용게임기에 ‘메가 1.0’을 탑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3D 게임 시장의 침체로 삼성이 아직 후속 게임폰 출시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다 레인콤의 게임기도 와이브로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출시가 미뤄진 상태다.

아울러 콘텐츠 개발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표준 기반의 모바일 3D 콘텐츠를 늘리는 것도 과제다. 콘텐츠 파워를 갖추지 못한 표준만으로는 이통사들의 정책 변화를 이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표준 개발을 주도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10월까지 표준적합성 시험을 마치고 12월에는 상용 게임에 적용한 사례를 만들 계획”이라며 “시장의 부정적 견해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모바일 3D 게임 시장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통사들도 단계적으로 표준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