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들끓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정치권으로까지 비화되면서 전국이 시끄럽지만, 유독 이 지역은 강도가 심하다.
바다이야기·황금성 등 전국 3대 아케이드 성인 오락기 제조사로 손꼽히는 에이원비즈와 현대코리아가 대전에 본사를 둔 회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전 지역이 각종 파문의 근원지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인 씨큐텍의 본사도 대전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회사에는 과거 조폐공사에 몸담았던 디자인 및 인사 부서 관련 직원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때 지역에서 잘 나가던 벤처는 물론이고 공공기관 직원들도 성인 게임산업에 연루돼 있을 정도니 조용할 리가 없다.
이처럼 파문이 확산되자 대전은 ‘성인 게임산업 메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식어보다도 더 걱정되는 것은 대덕특구 벤처산업계에 미칠 영향이다. 2000년 당시 국내 벤처산업의 요람으로까지 불렸던 대덕특구 위상에 자칫 흠집이라도 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들은 표면적으로 대덕에서 이름을 내걸고 활동했던 업체가 아니다. 음성적으로 활동했던 탓에 지역 기업인과의 교류가 있을 리 없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무늬만 대전’인 기업들로 인해 대덕특구 이미지가 추락할까 걱정하는 눈치다. 이미 이러한 우려는 지역 대학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게임 인력 양성에 집중해 온 일부 대학은 이번 사태가 가져올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
모 교수는 사회적으로 ‘게임=도박’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앞으로 인력 양성 사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며 한숨부터 내쉰다. 정작 문제가 된 것은 사행심을 부추긴 상품권인데, 본말이 전도됐다며 걱정하는 눈치다.
대덕이 또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라도 기업인의 건전한 도덕성 없이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엉뚱하게 빗나간 일부 기업인으로 인해 대덕특구 성장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과학부(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