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베이 `적과의 동침`

 구글과 이베이가 ‘적과의 동침’이라 할 전격적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물로 재래시장과 광고시장에 토네이도급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AP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의 IT 공룡간 제휴를 보도하면서 온라인 시장은 물론 아날로그 시장에도 만만치 않은 여파가 예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략적 제휴=이번 제휴는 두 회사가 검색과 전자상거래에서 상대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실리를 취하는 태도 변화를 의미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특히 ‘손대지 않는 사업이 없는’ 구글로서는 단기적으로 자사에게 불리하지만 이베이에게 이익을 제공하면서 장기전을 모색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마켓플레이스 구글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이번 계약에 따라 전세계 28개 지사를 둔 이베이의 해외사이트 전자상거래 고객들에게 맞춤형 검색광고를 제공하고 광고매출을 양사가 나누게 된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중고 전축을 사려고 이베이에 접속하면 구글이 제공하는 영국내 오디오 판매상 광고가 뜨는 식이다.

또 구글과 이베이는 온라인 검색광고에 연결된 웹사이트만 클릭하면 물품 판매자에게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는 클릭투콜(Click-to-call)서비스도 내년초까지 개발키로 했다. 구글은 자체 메신저인 구글 토크와 이베이의 스카이프 서비스를 호환시켜 양사 고객들이 좀더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베이는 현재 미국과 영국의 경매고객들을 상대로 클릭투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무차별 공세 예고=전문가들은 구글이 이베이와 협력으로 광고시장을 해외로 다각화하고 매출을 늘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긍정적 입장이다. 또 두 회사의 고객층을 상호 연결하는 클릭투콜 VoIP서비스가 가동될 경우 각종 사업영역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는 “두 회사는 더 많은 고객이 참여하는 웹2.0 트렌드로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의 멕 휘트먼 CEO도 “구글의 검색, 광고능력과 이베이의 전자상거래, VoIP가 합쳐지면 막강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 회사의 제휴는 온라인 결제시장을 둘러싼 경쟁관계에도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제휴를 발표하면서 구글측은 자사의 온라인 이마켓플레이스인 구글베이스의결제수단으로 ‘G바이’ 외에 이베이의 ‘페이팔’도 대체 결제수단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에릭 슈미트 CEO는 “페이팔을 구글의 결제시스템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조만간에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후의 경우 지난 5월 이베이측과 미국내 배너광고의 독점계약을 맺으면서 페이팔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한 바 있다. 따라서 구글과 이베이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향후 전망=구글과 이베이, 야후는 올들어 상대의 시장영역을 호시탐탐 노리는 등 긴장감이 팽팽히 감돌았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불과 몇달새 경쟁수위를 낮추고 제휴관계를 맺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FT는 이러한 제휴는 비록 첨예한 경쟁관계일지라도 단기적 이익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서슴지 않는 인터넷업계의 생리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키 그룹의 제니퍼 심슨 애널러시트도 “선두업체끼리 힘을 합친다고 해도 인터넷시장에서 선두지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들어 온라인 광고분야에서 전략적 제휴에서 뒤로 빠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향후 대응도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