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신뢰를 얻으면 성공을 얻는다

 세계 우수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록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나 조직, 개인도 마찬가지다.

 고객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산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그 브랜드를 구입하면서 얻고자 하는 가치나 기대한 품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실망할지도 모를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려 들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기업이나 브랜드를 선택한다.

 최근 우리나라가 당면해 있는 여러 사회문제 중에서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국민은 정치인을, 학부모와 수험생은 교육정책이나 선생을, 못 가진 사람은 가진 사람을 불신한다. 좌익과 우익은 서로 반목하고, 줄기세포 사건은 온 국민에게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마음의 상처를 줬다.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조차 내시경 치료기기를 소독도 하지 않고 사용하는 현실에서부터 불량만두·불량급식·기생충김치·유해식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에게 걱정과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지도자가 추구해야 하는 덕목은 신뢰경영이다.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약속한 바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신뢰를 얻으려면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든지 약속한 것은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지켜야 한다.

 지난해 1월 음식물 쓰레기 매립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됐다. 음식물 쓰레기 매립을 막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도록 했으며, 각 가정에서 음식물을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리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러한 정책은 장기간에 걸쳐 준비됐으며 생활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책 시행 후 결과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려도 수거 후 처리 과정에서 몰래 버려지거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현재 대량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는 가축사료 등으로 재활용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는 겨울을 제외하고는 음식물 쓰레기를 상온에서 하루만 두어도 부패해 버리는 것이 현실인데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서 가축사료로 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사료로 사용한다 해도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는 염분이 많아 사실상 적절치 않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생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발생 단계에서 바로 건조시키고 건조된 음식물 쓰레기는 연료와 같은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기 많은 음식물 쓰레기는 소각할 때 유해물질이 발생하지만 건조된 음식물 쓰레기는 거의 완전 연소돼 유해물질이 생성되지 않는다. 음식물 쓰레기 매립금지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각 가정에서 건조시킨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상식이고 예측 가능한 것이며 그렇게 되었을 때 정책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실제로는 200만원인 가격표를 20만원으로 잘못 표기했을 때 대개는 가격이 잘못됐다며 200만원이라고 정정할 것이고 당연히 그 손님은 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모 백화점에서 가격표대로 판매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손님이 3배 증가했다. 가격표는 약속이다. 실수로 가격을 잘못 붙였어도 가격표대로 파는 것이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신뢰경영은 사실상 기본을 지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고 일단 약속을 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정치지도자는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선생은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책은 발표한 대로 시행돼야 하며 식품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드는 회사는 고객의 신뢰를 받아 평생고객을 얻고, 그 결과 기업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희자 루펜리 대표 loofen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