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노베이션:개혁하기 전에 개선하라 서지오 지먼·아민 브로트 지음. 이중순 옮김. 황금가지 펴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선정 500대 기업의 60% 이상이 자사의 목표 선언문에 이 개념을 포함시키거나 마케팅과 브랜드 관련 대화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며, 연차 보고서에 기업 전략의 일부로 이 용어를 언급한다. 다름아닌 ‘이노베이션(개혁)’이다.
도대체 이노베이션이 무엇이기에 기업들이 이처럼 야단일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여러 마케팅 시도가 규모와 수익성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낡은 시스템을 제거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는 이노베이션만이 기업 성장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수많은 경영 컨설턴트와 저자를 통해 너무나 많이 지지, 강화돼 왔기 때문이다.
이 책 ‘리노베이션: 개혁하기 전에 개선하라(원제:Renovate before you innovate)’에서 저자 서지오 지먼은 이러한 생각에 대한 통쾌하고 확실한 주장을 제시한다.
그는 회사가 망할 때까지 이노베이션만 시도할 것이냐며, 성공하고 싶다면 기존의 지적 자산을 버리지 말고 개선해서 활용하는 리노베이션(개선)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는 리노베이션은 기업의 본질, 핵심 경쟁력, 자산 및 인프라를 결집시키는 힘이지만 이노베이션은 지금 해야 할 일을 외면한 채 새로운 것부터 추구하는 ‘엉터리 묘약’이라고 잘라 말했다.
저자는 이노베이션이란 ‘포기’를 의미하는 또 다른 단어에 불과하다며, 이노베이션을 주창해 온 톰 피터스와 게리 해멀도 비판했다.
그는 리노베이션이 왜 이노베이션보다 훨씬 더 나은 대안인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리노베이션을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겨 엄청난 이익을 얻은 코카콜라 등의 사례와 리노베이션에 실패해 고통스런 대가를 치르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했다. 또 디즈니의 휴대폰 출시와 맥도널드의 호텔사업 진출 등을 이노베이션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꼽으면서,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입하기보다는 맨 처음 성공을 가져다 준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저자는 리노베이션이 결코 끝이 없는 과정으로서,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철학에 깊이 뿌리박혀야 하고 그 기업이 하는 모든 일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노베이션 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날이 기업경영 상황에서 저자의 주장은 매우 도발적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노베이션에 경도돼 기업의 소중한 자산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다.
지먼은 코카콜라에서 마케팅 최고 책임자로 일하며 이 회사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마케터답게 단순명쾌하고 힘있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1998년 이후에는 기업 전략 및 컨설팅 업체인 ‘지먼 마케팅 그룹’을 경영하며 주요 기업들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아민 브로트는 유명 경영인들과 여러 비즈니스 서적을 공동 집필해 온 전문 작가다. 1만5000원.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