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PC제국` 신화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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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직접 판매 방식을 트레이드마크로 세계 1위의 PC제조업체에 올라선 델 제국이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델이 올초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전체 PC 시장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였고 지난 5분기 중 3차례나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쳤다.

최근 분기 순익이 51%나 감소하는 등 델 제국의 붕괴조짐과 극복 노력을 함께 보도했다. 델의 주가는 58.13달러로 정점이었던 2000년 3월 22일에 비해 60%나 떨어졌다. 반면 경쟁사 HP의 주가는 같은 기간 중 30% 올라 큰 대조를 보였다. WSJ은 델 제국의 붕괴 조짐에 대해 랩톱으로 바뀐 시장 변화를 놓친데다 HP같은 경쟁사를 무시한 때문이라고 분석·보도했다.

◇‘노트북 대세’시대의 조류 놓쳤다=델의 최근 위기상황은 소비자들의 변화무쌍한 요구사항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델의 직접 판매 방식은 재고나 판매사원을 두지 않아 효율성이 높았지만 노트북시대로 바뀌면서 고객들이 매장에서 직접 시연해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늘었다. NPD그룹자료는 올 1분기 판매된 노트북중 56%가 매장에서 판매됐다고 밝혔다. 2년전에 비해 50%나 늘어나 수치다.

데스크톱 시장의 급격한 냉각도 델 몰락을 가속화시켰다. 세계 데스크톱 판매 비중은 2000년 78.8%에서 지난해에는 65.5%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세계 소비자 노트북 출하는 2000년에 비해 3배로 는 6530만대를 기록했다.

◇성공기업의 오만=델이 온라인 판매만을 고집할 때 HP, 게이트웨이, 애플 등 라이벌은 소비자용 PC 시장을 공략했지만 델은 개의치 않았다. 거의 정규직이었던 콜센터직원을 임시직으로 바꿔 가면서 직원 이직률이 연간 300%나 된 적도 있다. 고객서비스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HP가 델에 앞서기 위해 비용절감과 유통우위라는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델은 대응하지 않았다. 델은 먼저 미국내 24개 컴퓨터제조 공장을 10개로 줄였고 값싼 AMD 칩을 과감히 채택했다. 2005년 월마트와 제휴해 일선 고객 판매망에서 절대 우위를 확보했다. 개학시즌에는 전국 매장에 55명의 매니저를 보내 고객의견을 수렴하고 판촉을 격려했다.

당황한 델이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때는 늦었다. 2005년부터 주요 임원들이 줄줄이 델을 떠나고 있다. 2005년 랜디 모트 최고정보책임자(CIO)가 HP로 투항했고, 마이크 조지 대표는 미국 최대 홈쇼핑업체인 QVC로 떠났다. 일본·아태 총책임자 빌 아멜리오도 레노보로 돌아섰다.

◇‘비싼 수업료’ 교훈 얻나=세계 1위 PC 업체로서의 위상이 떨어지는 등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델은 2005년 11월, 유통업체 코스트코와 협력하며 소비자 대상 전략을 변경했다. 지난 7월 델이 달라스 몰 노스파크센터에 처음으로 소매 매장을 열어 소비자들이 제품을 보고 나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케빈 롤린스 델 CEO는 이미 2004년 “역사적으로 우리는 고객 경험에 대한 충분한 시간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경쟁자들은 그것을 했다”며 뼈아픈 실수를 인정했다. 하지만 행동은 늦었다. 뒤늦게 지난 5월 1억달러를 투자해 고객서비스 향상대책을 내놓았다. . ‘늦게 깨달은’ 델이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쏟는 노력에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