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2.0 경영

 웹2.0은 원래 기존 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입된 개념이다. 이는 다름 아닌 인간의 인터랙티브한 욕구를 기술로 구현하고자 한 웹 개발 방식을 의미한다. 개방성·집단성·자발성·참여성에 바탕을 둔 인간 중심적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보면 인터넷 환경의 미래적 개념으로도 요약된다.

 웹2.0은 마침내 경제·사회·문화 등을 아우르는 범용적 개념의 2.0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2.0 트렌드는 ‘2.0 경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기업경영에도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기존 경영방식을 혁신하는 의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KT의 사례는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는 지난해 11조87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9983억원에 이른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0%나 감소했다. 기존 주력사업으로 대변되는 ‘빨랫줄(유선)’ 사업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빨랫줄 사업’은 KT 전체 매출 중 52%가량인 6조1701억원에 육박한다. 이마저도 초고속인터넷에 밀려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매년 5000억원가량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초고속인터넷에 의존하는 것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KT는 현재 기존 ‘빨랫줄 사업’에 회사 역량의 90%를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주력사업을 소홀히 하고서는 ‘내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임원은 신규·성장사업 비전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핀잔도 내놨다. 오히려 요금제 개선이나 부가서비스 개발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 경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 경영’ 주창자에 따르면 KT는 기존 주력사업인 ‘빨랫줄 사업’에 회사 역량의 60%를 배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대신 40%의 역량을 신규·성장사업 부문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라는 것이다.

 신규·성장사업은 물론 와이브로·IPTV·콘텐츠·솔루션 사업 등이 될 수 있다. 비즈메카 같은 일부 서비스 솔루션 부문의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것은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다. KT 내 전통사업 지지론자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2.0 경영’은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업체에도 좋은 시사점을 남겨주고 있다.

  IT산업부·박승정차장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