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월드퍼스트와 월드베스트

 ‘2006년’은 한국 정보통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올해는 CDMA 상용화 10주년일 뿐 아니라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상용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이뤄진 시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31일 세계 최초로 핸드오버 기술을 이용해 이동중 두 개의 기지국 간 통신속도를 100Mbps까지 구현하는 4세대(G) 기술에 성공한 것은 축하할 일이다.

 이는 지난해 8월 20Mbps 전송속도를 내는 와이브로를 상용화한 지 불과 1년 만이다. 지난 365일 동안 전송속도가 5배가량 향상된 셈이다. 이번 쾌거는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몰두한 연구원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2006년은 또 우리나라에 CDMA 이동통신 기술이 상용화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다’고 했던가. 10년 전 모토로라 등 외국 단말기 제조사들이 독점하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토종 3인방이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동기식 유럽통화방식(GSM) 시장 비중이 80%에 육박하면서 CDMA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한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이동통신 시장도 비동기식 3G 이동통신(WCDMA·HSDPA)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 때문에 퀄컴의 로열티 우산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퀄컴의 막강한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은 모든 정보통신인의 꿈이 아닐까. 삼성전자가 31일 제주에서 4G 기술 시연에 성공하면서 꿈의 4G 이동통신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4G 이동통신인 이른바 ‘IMT-어드밴스트’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게임의 법칙이 적용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 중심에 서 있다. 삼성전자의 단말 전략은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다. 이날 시연에 성공한 4G기술을 비롯, DMB·와이브로·TD-SCDMA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 만드는 ‘월드 퍼스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4G 이동통신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이제는 ‘세계 최고’(월드 베스트)를 만드는 기술의 과시도 기대해본다. 서귀포(제주)=IT산업부·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