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사태가 발발한 지 2주가 넘어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무총리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아직도 정치권은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바다이야기는 뜨거운 감자임이 분명하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정부와 게임제작사, 게임장이 져야 한다. 그러나 사행성 게임물에 대한 허술한 사후관리와 단속도 사태를 심화시킨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실질적인 단속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은 단속 근거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늑장 대응하다 보니 사태가 이 지경까지 흘러왔다.
철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자 업주들은 ‘괜찮나 보다’하고 배짱영업을 감행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사행성 게임장이 버젓이 경찰서 앞에 자리잡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비록 늦었지만 정부는 31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게임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사행성 게임장 단속을 위해 예비비 44억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비록 사후 약방문처럼 보이지만 긍정적인 조치다. 경품용 상품권 제도가 폐지되고 사행성게임물 기준 등 규제가 강화되면 사행성 게임장은 법망을 벗어나 더욱 음성화할 것이다. 결국 철저한 단속과 처벌만이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다.
단속을 위한 예산은 단순히 단속뿐만 아니라 단속 기준과 매뉴얼을 만드는 데에도 투입돼야 한다. 사행성 게임장은 법망을 피해나가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결국 ‘뛰는’ 사행성 게임장을 잡기 위해서는 ‘나는’ 단속기관이 돼야 한다.
이와 함께 들끓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단속이 수그러지는 과거의 관행을 끊고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단속해야 할 것이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도 언론이 지적할 때만 반짝 단속에 그친 때문이다.
아울러 게임물등급기관인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후관리 강화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영등위의 사후 단속은 그야말로 게임장 순회에 불과했다.
새로 출범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참고 사항’에 그쳤던 사후관리 기능을 실질적인 단속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사법 경찰에 준하는 사법권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때다.
디지털문화부=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