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현장, 테크노파크를 찾아서](8)강원테크노파크

‘강원도 경제, 우리가 책임진다!’

 강원테크노파크(원장 박수복)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강원도로부터 중요한 미션을 부여 받았다. 이름하여 ‘3개 권역별 전략산업 육성’이다.

 1998년 도가 발표한 ‘3각테크노 발전전략’이 구체화된 것으로 △춘천권-바이오산업 △원주권-의료기기산업 △강릉광역권-해양생물·신소재산업 등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이같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산·학·연·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기술혁신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기술사업화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3각 네트워크의 각 축인 춘천·원주·강릉에 센터를 설립중이다.

 춘천에는 바이오벤처센터가 내달 완공 예정이다. 1580평 면적에 창업보육공간 8곳, 공동활용공간 1곳 등으로 설립되며, 바이오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강원대 춘천캠퍼스와 한림대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원주의 의료기기벤처센터 역시 이르면 내달부터 기업들이 입주한다.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상지대를 통해 이미 의료기기 산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원주에 세워지는 이 센터는 1560평 규모에 창업보육공간 19곳이 들어선다. 첨단 의료기기 관련 업체들이 입주하며, 강원테크노파크는 창업보육·경영 및 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강릉은 춘천·원주에 비해 다소 늦은 내년께나 입주가 가능하다. 현재 2만평 규모의 해양생물·신소재 산업기술단지가 강릉과학일반지방산업단지내에 들어서기로 했으며, 지난 6월 단지조성공사를 마쳤다.

 이곳에 들어설 신소재벤처센터는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8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 센터에는 8개 신소재 관련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도는 이들 3개 권역의 전략산업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테크노파크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강원도를 비롯해 춘천·원주·강릉시 등 3개 시가 강원테크노파크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강원대·원주대·강릉대 등 11개 대학 그리고 강릉해양바이오진흥원·강릉정보영상진흥원 등이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기관의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난해 5월 강원테크노파크 주도로 ‘3각테크노발전협의회’가 결성됐다. 지역내 산·학·연의 혁신역량을 모아서 기업의 기술혁신과 신기술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발족한 것으로 3각전략분과, 신산학창출분과, 지역특화센터분과, 기업지원분과 등으로 구성돼 있다.

 3각전략산업분과는 산·학·연의 공동·연계사업의 도출 및 진행 역할을 담당하며, 신산학창출분과는 산학협력 및 대학기술의 기업이전사업화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김규원 경영기획실장은 “강원도의 모든 대학과 혁신기관들이 각각 주도권을 갖고 연결고리가 돼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전국 테크노파크 가운데 강원테크노파크의 가장 큰 장점은 이들 기관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이와 함께 기술혁신을 위한 인프라연계시스템도 구축했다. ‘강원테크노파크 네트워크 허브’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중소기업청·KOTRA 등 정부 지원기관과 인터넷으로 연계돼 있으며, 또한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인력DB 및 도내 15개 기관 공용장비 편람DB(700여종) 등도 마련돼 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정부의 지원 중단에 따른 자립화 방안도 마련중이다. 산업단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을 목적으로 ‘테크노파크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용역 준 상태로 내년부터 자립화를 위한 본격적인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박수복 원장)

 “강원도는 전통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식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도민들이 살아가기 힘듭니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이같은 여건속에서 3개 권역의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해, 강원도 경제를 살려야 하는 중대한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박수복 강원테크노파크 원장(63)은 기관의 설립 취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강원도의 경제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며 “집중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3각 테크노 발전협의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원도는 산업적 한계로 인해 지자체를 비롯해 진흥기관, 산학협력단 등의 유기적 협조체제가 잘 이뤄져 있습니다. 이들 기관들로 구성돼 있는 3각 테크노 발전협의회는 테크노파크 사업의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이어 “도의 산업구조가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12개 대학의 전문인력이 포진하고 있어 긴밀한 협조만 이뤄진다면 지식전략산업으로 이끌어가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도 자체의 기업뿐만 아니라 수도권 등 타 도에서 우수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도에서 창업 보육해 성공기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성공사례를 내놓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인력이 투입돼야 합니다. 그래서 절반 정도는 도 출신의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나머지 절반의 외부 스타급 기업을 유치해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미 강원도는 이를 위해 타 지자체에 비해 월등히 많은 인센티브를 조례로 제정해 놓았습니다.” 그는 강원도 3개 권역의 산업단지를 100만평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미래의 자산은 오늘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며 “막상 산업이 활성화됐을때 준비하는 것은 늦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후발 테크노파크에 대한 자금지원 규모를 축소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초 예산에 맞춰 사업계획을 모두 수립해 놓았으나 막상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 사업 진행에 막대한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타지역과 달리 강원도에는 대기업이 없기 때문에 지자체 이외에 출연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정부가 지원기간을 늘려서라도 당초 예정대로 예산을 집행해 줘야 합니다.”

◇주요 지원기업

 바디텍메드

 바디텍메드(대표 최의열 http://www.boditech.co.kr)는 춘천 바이오벤처프라자에 입주해 있는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력기술은 혈액내 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당화혈색소 검사시스템이다. ‘아이크로마(i-CHROMA)’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당화혈색소 검사시스템으로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정청으로부터 진단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다.

 혈액을 담을 카트리지와 이를 분석하는 소형기기로 구성돼 있는 이 제품은 사용방법이 매우 간단하다. 혈액이 담긴 카트리지를 기기에 넣은 후 5분 가량 지나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바디텍메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당뇨병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를 타깃으로 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유럽CE인증을 획득했다.

 최의열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2억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독일회사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계약을 추진중에 있으며, 내년께는 미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빌소프트

 엔빌소프트(대표 박세영 http://www.envil.co.kr)는 춘천 하이테크벤처타운에 입주한 게임개발사다. 2003년 박세영 대표를 포함 강원도 출신 4인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현재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카트라이더류의 레이싱게임인 ‘엑스레이싱’을 게임하이와 공동으로 개발중이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게임 물리엔진’에 있다. 이 기술은 실시간 3D 게임의 핵심이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듯이 360도 공중회전을 하는 것을 비롯해 하늘을 나는 듯한 원거리 공중 점프, 그리고 화성표면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개발중인 엑스레이싱은 이 회사의 물리엔진을 적극 활용해 눈길과 돌길 등 바닥 지형의 느낌을 살리고 강력한 테이크 다운을 도입해 차량 충돌시 차량이 뒤집히는 등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이 회사는 또한 물리엔진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 한림대 컴퓨터 공학부와 물리학부와 연계해 차세대 물리엔진을 개발중이다.  박세영 대표는 “물리엔진은 실시간 3D 그래픽을 사용하는 모든 디지털콘텐츠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의 엔진을 계속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고가의 수입엔진을 대체하는 동시에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톱박스(9매) + 인터뷰(6매) + 입주사 2곳(각 3매)

※사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완공될 춘천, 강릉, 원주 센터 조감도.

※원장 사진은 사진부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