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지식]연봉협상 자세

 내년 연봉협상의 기본 토대는 올 한 해의 성과임을 명심해야 한다. 뚜렷한 성과가 없이 연봉인상은 있을 수 없다. 연봉협상에서 “내년에는 이렇게 저렇게 해 더 좋은 성과를 내겠습니다”는 말이 통하려면 올해의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올 해의 3분의 1이 남아있는 이 시점은 연말연시에 있을 연봉 협상을 대비해 자신의 올 한해 성과를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현재까지의 성과가 년초에 제출했던 성과에 못 미치는 것이 있다면 새롭게 전략을 수정하거나,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다짐을 세울 때이다. 혹시 년초 목표치대로 꾸준히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하면, 본인이 이 성과를 위해 노력한 점과 그 내용을 미리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연봉협상에 의한 연봉인상 과정에는 객관적인 자료들이 필요하다. 업무와 관련된 정기 업무보고 및 매 건마다 발생하는 비정기적인 업무보고도 빠짐없이 잘 챙겨서 연봉협상 시 누락되는 성과가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평상시 업무보고도 일상적이고 무미건조하게 제출하기보다는 자신의 성과를 돋보이도록 작성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자신의 성과를 수치로 계량화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지금 여름에 땀 흘리며 일한 이 프로젝트가 회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나타내야 하는 순간이 바로 연봉협상의 순간이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이 이 부분을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다. 연봉 협상이 끝난 뒤 불만의 화살은 모두 상급자들에게 돌아간다. “우리 회사 사장님은 너무 짜!” 또는 “우리 팀장님은 팀원들 보상을 너무 안 챙기는 것 같아!” 등등. 물론 연봉협상이 불만족스러운 경우에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불만의 화살을 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봉협상 이전에 그 대상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실제적으로 연봉협상 테이블의 상대자는 각 회사마다 다르다. 그것은 각 회사마다 인사 정책이 다르다는 데에서도 기인하기도 하고, 회사가 어떠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일단, 연봉협상을 하기 위해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연봉협상 상대자로 회사의 사장님이 앞에 앉아 계신데 올 한해 동안 대화를 나눈 것이 열 번도 안 되는 어색한 상황이라면, 연봉 인상을 위해 내가 주장하는 내용에 공감하거나 잘 이해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평소에 복도에서 마주쳐도 별로 가벼운 목례조차 어색하던 인사팀장이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다면? 사전에 통보받은 연봉대로 확정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편할지도 모르겠다.

 연봉협상을 대비해서 평소에 상급자의 뒤를 따라다니며 비위를 맞춰야 된다는 이야길 하자는 것이 아니다. 위의 사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평소에 본인의 업무 태도와 성과를 긍정적인 것으로 보여야할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평소 업무 중 사장님에게 보고할 것이 생겼을 때, 그 자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팀장님에게만 참석하여 보고할 것을 부탁한다거나, 본인의 업무와 별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타 부서 또는 타 동료들에게 스스로 벽을 세우고 “나만 열심히 하면 돼!”라는 생각을 품는 것은 연봉협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연봉협상의 상대자는, 나와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다. 업무체계, 인사체계 상에서의 상급자를 포함하여 나와 같이 일하는 회사 내의 모두가 나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처음에 언급한 성과관리만큼 본인의 평판관리가 내 연봉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연봉 결정자들도 다들 귀가 열려있으므로, 누구에 대한 누구의 평판에 귀를 항상 기울인다. 그리고 평가는 냉정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