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선 후 문단속이 잘 됐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할 경우 현장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모니터링을 한다. 또 지하철에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실시간 TV를 보거나 저장해 놓은 영화를 본다. 특히 거래처에 보낼 중요 문서를 어떤 PC에 저장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면 회사 시스템에 접속, 외부에서 간단히 검색할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은 과거 영화 속에서나 등장했지만 최근 심심치 않게 주위에서 볼 수 있다.
실제로 거리에서 와이브로로 휴대 인터넷을 즐기고 집에선 디지털 홈 서비스를 활용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가 눈앞에 왔다. 최근 PC는 책상에서 탈피해 휴대폰·PDA로 그 형태가 변하고 있다. 특히 UMPC·PMP 등 컴퓨팅 기능이 장착된 모든 이동형 단말기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집·사무실·지하철·자동차, 심지어 비행기에서도 네트워크에 접속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무선 IT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제 컴퓨터는 단순 정보처리 단말기에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유명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예견한 바 있다. 천재적 컴퓨터 과학자 마크 와이저는 지난 1991년 9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기고한 글 ‘21세기 컴퓨터’에서 “가장 심오한 기술은 사라진다. 이들 기술은 일상생활 속에 녹아 들어 더는 일상과의 구별이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도 2002년 이코노미스트 12월호에 보이지 않는 컴퓨팅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유비쿼터스는 라틴어로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라는 뜻이다. 이 개념은 지난 1988년 제록스 팰 러앨토연구소(PARC)의 마크 와이저가 처음 제시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일부 신문이 ‘u코리아’에 관한 비전을 소개하면서 ‘유비쿼터스’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오는 2007년까지 구축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논의하고 있다.
IT 분야에서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의미한다. 유비쿼터스는 휴대성과 편의성뿐 아니라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세계는 기술 선도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인텔·소니·마이크로소프트·IBM·HP와 같은 다국적 기업도 유비쿼터스 시대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홈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경쟁으로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용량 브로드밴드 인프라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초고속 모바일 환경 △간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IPv6와 지능형 홈 네트워크 등 첨단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디지털 환경 구축이 최근 분위기다.
또 차세대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RFID 분야는 유통·물류를 시작으로 국방·환경·의료·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를 응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RFID 응용 서비스를 물류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인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TRI·한국전산원 등 기관을 중심으로 RFID를 유비쿼터스 핵심 요소 기술로 활용키 위해 컨버전스 기술 연구, 시범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유비쿼터스가 전 세계 산업계 화두가 된 것은 거대한 산업 파급효과를 지닌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응용한 유비쿼터스 IT는 많은 부가 서비스·기술 개발의 원천이 되고 있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유비쿼터스 시대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유비쿼터스 IT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선 업계의 혁신적인 연구개발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IT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유비쿼터스 혁명에서 신성장의 기회를 찾아내 더 강화된 IT 강국의 면모를 갖춘다면 세계가 인정하는 u코리아 실현이 앞당겨질 것이다.
◇윤상화 에스넷시스템 사장 swyoon@snetsystem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