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대해 양측의 체감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SW산업 발전이 더디다는 점에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SW분야 대·중소기업 6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은 절반 정도가 만족하는 데 비해 중소기업의 만족도는 12%에 불과하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항목은 ‘적절한 자금지원’과 ‘마케팅 상호협력’으로 대기업은 ‘45.0%’와 ‘25.0%’의 만족도를 보였다. 반면에 중소기업은 조사업체 전체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정보공유의 원활도’를 묻는 항목에서도 만족도는 대기업 35.0%, 중소기업 ‘6.1%’였다. ‘사업협력 분야의 상호교류’에 대한 만족도도 대기업이 ‘60.0%’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12.1%’로 낮았다. 비교적 의견이 근접한 분야는 ‘현금결제 비중의 증가’로 대기업 ‘50.0%’, 중소기업 ‘30.3%’의 만족도를 보였다.
물론 기업의 특성상 아무리 상생협력을 위해 양측이 노력한다고 해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정도나마 상생협력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정부나 기업들이 지난해 12월 ‘SW산업 발전 전략보고회’ 이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 결과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양측이 상생협력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자의 여건과 특성을 감안한 개선책을 마련해 시행한다면 지금보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SW는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핵심이란 점에서 상생협력 노력을 지금보다 대폭 강화해야 한다. 가뜩이나 제조업의 해외 이전으로 국내산업 공동화가 심각해지는 이때 SW산업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으로 경쟁력을 높일 경우 산업 고도화는 물론이고 심각한 최근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기업은 SW산업 발전과 유관산업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면밀히 검토해 상생협력의 만족도를 높이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아 이를 제도나 정책으로 연결하면 상생협력의 새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상생협력은 양측이 자기 본분에 충실해야 하겠지만 우선은 대기업이 더 많은 부문에서 중소기업을 배려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가령 자금 지원과 마케팅 협력을 강화하거나 하도급기업 간 거래를 대등관계로 바꾸고 납품가격도 적정가를 보장해야 상생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상생협력은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서로 성장하기 위한 수단이다. 어느 한 쪽의 편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도 이런 차원에서 배려해 주기만 기대할 게 아니라 특화되고 전문화된 역량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과 협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알차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업활동에 지장을 주는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과감히 철폐하는 등 정책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의 부당 하도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SI 대기업과 패키지 SW업체를 협력주체로 공동 마케팅과 판매를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도입할 경우 불공정 거래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SW사업 대가 지급기준을 현실화하고, 공공기관 발주는 제값 주고 구매하는 형태로 정착시켜야 한다. 또 중소기업들이 하기 어려운 업계 공동의 문제를 정부가 앞장서 해소해 주고 SW 해외진출 및 수출기반 조성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나 업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그간의 미비점을 재점검해 보완책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