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게임 아이템 거래업체가 우리나라의 메이저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인수했거나 인수에 나서면서 관련 고객의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우려를 낳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IGE닷컴은 최근 한국의 대형 아이템 중계업체인 아이템매니아를 인수한데 이어 아이템베이까지 인수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는 연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의 선도적 사업 경험을 사들여 초기 아이템 거래 시장을 주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는 IGE닷컴이 정부, 수사당국의 압박을 피해 인수업체의 서버를 해외로 옮겨 관련 사업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 인수합병은 국내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지만, 아이템 거래 이용자들의 고객정보는 고스란히 국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이용자들이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의 기본적인 인적 정보 이외에도 자동 이체나 지불용으로 통장계좌 또는 신용카드 번호 등까지 등록해 두었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시장 전략에 따라 기업을 사고 파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용자의 거래 내용과 고객정보가 회사 가치로 매겨져 외국으로 유출되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특히 1조원 규모로 급성장했지만 관련 이용자 동향이나 거래 패턴, 평균 비용 등의 시장 정보가 단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 기업의 수중에 먼저 들어간다는 것 자체도 우리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아이템 현금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한 바있는 검찰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국내 아이템 거래시장 주도권이 외국계로 넘어갈 경우, 사실상 국내법으로 다스리지 못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IGE닷컴은 지난해 말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의 아이템을 거래하면서 2만명에 가까운 거래자들이 블리자드로부터 게임 계정을 박탈당하는 파동을 일으킨 업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