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앞둔 `윈도 비스타 괴담`

 내년 1월 본격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윈도 운용체계(OS) ‘윈도 비스타(Windows Vista)’가 인터넷 속도 저하를 불러올 것이란 주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C넷은 7일(현지시각) 인터넷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존 인터넷 프로토콜(IP) 관리체계인 IPv4는 물론 IPv6까지 지원하는 윈도 비스타 본격 장착시 인터넷 트래픽 부담이 2배로 늘면서 정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이른바 ‘DNS붕괴론’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부하 가능성 배제 못해=C넷에 따르면 인터넷 도메인네임시스템(DNS: Domain Name System)) 창시자인 폴 모카페트리스 박사는 “윈도 비스타는 IPv6 주소에서 DNS를 찾은 후에 다시 IPv4 주소에서 DNS를 찾도록 설계됐다”며 “이는 더 많은 DNS를 사용하게 만들기 때문에 인터넷 트래픽이 2배가 되면서 이미 턱까지 차오른 DNS 서버들의 트래픽에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윈도 비스타가 갑자기 모든 컴퓨터에 설치된다면 우리는 정전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IPv6는 인터넷 접속을 위해 IP주소를 이용하는 기기들이 대폭 늘어나면 IP주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많은 IP주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주소체계이다. MS는 IPv6가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윈도 비스타에서 IPv4와 IPv6를 함께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윈도비스타가 IPv4와 IPv6를 모두 지원할 경우 DNS에 대한 질의가 급격히 늘어나 인터넷에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인터넷 접속은 사용자가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한 문자 주소를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호스팅 업체 및 대기업 등에서 주로 운영하는 DNS 서버에 질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따라서 DNS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하면 인터넷 속도는 대폭 느려질 수 밖에 없다.

◇지나친 우려가 문제=이에대해 MS는 성명을 통해 윈도 비스타가 DNS 트래픽 증가를 일으킬지도 모르지만 모카페트리스가 예측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MS는 일례로 “윈도 비스타가 DNS 주소를 묻는 요청을 보낼 때 매번 두 번 묻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MS는 “윈도 비스타 사용으로 조금 많은 인터넷 트래픽이 발생하긴 하겠지만 윈도 비스타를 OS로 설치한 PC가 인터넷의 전체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MS는 “우리는 DNS 실행이 꼭 필요할 때만 두 번 묻도록 효율적으로 설계했다”며 “기업에 베타 버전을 설치해 본 결과 윈도 비스타 PC의 DNS 질의가 전체 질의의 양을 크게 증가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DNS붕괴론은 두려움만 확산”=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윈도 비스타로 인한 인터넷 속도 저하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쪽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독립적인 연구자인 댄 카민스키는 윈도 비스타가 이미 과부하 상태인 인터넷 네트워크에 부하를 주겠지만 정전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무료 DNS 서비스 제공업체인 ‘오픈DNS’의 데이빗 울레비치 최고경영자(CEO)는 “DNS의 붕괴를 예상하는 것은 보안에 무지한 일반인들에게 두려움만 퍼뜨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MS는 이미 수백만명의 사용자들이 윈도 비스타 시험 버전을 이용 중이며 자신들이 ISP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윈도 비스타는 내년 1월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MS는 지난주에 윈도 비스타의 최종 시험 버전을 선보였고 지난 5일에는 이 시험 버전을 약 500만명의 테스터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