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자업계, 인도시장 투자 강화한다

 일본전자업계가 인도시장에서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현지투자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전자정보산업협회(JEITA)와 인도 IT제조협회(MAIT)는 이날 뉴델리에서 일본 전자업체들의 인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FT는 JEITA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의 인도시장 잠식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일본 전자업체들이 인도를 단순히 값싼 생산기지가 아니라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간주하면서 현지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하는 것이다.

뉴델리를 방문한 일본 재무성의 고바야시 유타카 차관은 “일본과 인도의 무역규모는 실질 잠재력에 못미치고 있다”면서 양국간 투자협정 체결을 환영했다. 그는 또 “일본 전자업체들이 인도가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DVD, AV기기를 제조하는 대규모 공장을 현지에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네코 카주오 JEITA 회장은 “지난 수년간 인도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약진에 대해서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MAIT의 비니 메타 회장도 “인도에서 일본전자업체들의 위상은 4∼5년 전까지 대단했지만 한국기업의 공격적인 투자와 시장잠식으로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일본기업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투자협정의 후속조치로 일본 전자산업 대표단은 이번 주 인도를 방문해서 현지시장상황을 시찰하고 각 주 관리들을 만날 예정이다.

두나라는 이미 지난 6월 도쿄에서 통상장관회의를 갖고 일본 중소기업의 인도투자를 지원하는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전자업체들이 느려터진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인도시장에서 한국기업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MAIT의 비니 메타 회장도 “빠른 결정과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일본업체가 지금 인도시장에 오지 않는다면 일본은 영영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은 인도시장에 3번째 투자국가로서 지난해 대인도 직접투자(FDI)는 총 21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일본기업의 대인도투자는 스즈키, 도요타 등 자동차산업(55%)이 주도했고 전자, SW(6.8%)와 정보통신(4.1%)을 합쳐도 전체 투자의 10%를 간신히 넘을 정도로 매우 낮았다.

이는 일본 전자업체들이 저가제품의 생산라인을 모두 중국업체에 넘기면서 인도투자를 게을리한 때문이다. 그 결과는 인도시장에서의 일본전자업체는 인도가전시장에서 자사 제품비중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일본이 주춤거리는 동안 삼성과 LG, 노키아는 인도시장을 겨냥해 현지 공장을 세우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휴대폰, 가전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한편 한국은 지난 91년 이후 인도 직접투자 순위에서 9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