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한국 시장 상륙이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올들어 미 구글 본사 관계자들이 수 차례 한국 기업과 기관을 방문하면서 구글의 연내 한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한동안 고조됐다. 그러나 최근 구글을 둘러싼 몇 가지 상황들은 구글의 연내 한국 지사 설립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구글 본사 직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구글의 한국 법인 설립 일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내용이 속속 전해지면서 구글이 한국 시장 진출에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원장 이홍섭,KISA)에 따르면 최근 구글 아태 지역 담당 마이클양 매니저가 KISA를 방문, 구글 검색을 통해 노출된 주민등록번호 삭제 건에 대해 논의하면서 구글의 한국 법인 설립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KISA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클양이 한국 진출 건에 대해 ‘구글 본사에서 조만간 한국법인 설립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6월말 미국을 방문한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구글의 한국내 R&D센터’ 설립 건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속 논의는 현재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 6월 방문 이후 구글로부터 구체적인 진전을 위한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오는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관련 일정 포함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구글 한국사무소측이 수년 간 인력을 채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지사장을 비롯한 핵심 인력 충원이 답보 상태인 것도 구글 한국 지사 설립이 연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같은 구글의 안갯속 행보에 대해 다국적 기업의 한 임원은 “구글 본사에서도 한국에 서둘러 지사를 설립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그러나 구글이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마이클양의 방문은 지난 7월 정통부와 KISA가 구글과 개인정보 유출 방지책을 공동 마련한 것에 따른 것으로, 구글 검색 결과 나타나는 국내 주민번호 삭제 방안 등을 상세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이홍섭 KISA 원장은 “한국 정부가 구글에게 지속적으로 개인정보보호 대책을 요구함에 따라 구글 본사측의 잇따른 방문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