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회사 전략 관련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임원을 개인 전화기록 조사를 통해 색출, 파문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6일(이하 현지시각) HP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 HP의 패트리샤 던 회장(52, 사진)은 문제의 이사를 색출하기 위해 법률가에게 조사를 의뢰했고 어떤 이사가 기업의 극비 정보를 언론에 흘렸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사진들의 사적인 전화 기록을 확보했다.
HP는 이 자료에서 조지 A. 키워스 2세(66)가 정보 누설자로 밝혀졌기 때문에 그를 이사회 재선거에서 이사로 지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키워스는 정보 누설을 인정하고 내년 3월로 예정된 임기를 마치지 않고 사임했다.
C넷 뉴스는 지난 1월 HP 이사진들이 남부 캘리포니아주의 한 온천 휴양지에서 모여 의논한 회사의 향후 전략 논의 내용을 보도했고 키워스 이사는 정보 누설을 인정한 후 회사를 떠났다. 이 보도는 높은 수준의 전략적 세부사항을 밝히진 않았지만 던 회장을 화나게 했다.
빌 락키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6일 HP의 몇몇 임원들을 소환했고, 이른바 ‘프리텍스팅(pretexting, 위장)’으로 알려진 데이터 마이닝 방법을 사용한 HP의 이번 행위에 대해 조사중이다. 프리텍스팅이란 전화회사에 다른 사람이 전화 당사자의 목소리를 흉내낸 전화통화로 사적인 전화기록 내용을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 HP 이사의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HP에게 고용된 법률가들이 문제가 된 이사의 집에 오간 전화 통화 기록을 얻기 위해 전화 회사에 전화를 걸어 적어도 이사 한 명의 목소리를 흉내냈다고 주장했다.
락키어 검찰총장은 조사가 아직 초기 사실 조사 단계라고 말하고, 이사를 비롯해 HP가 고용한 법률가에 대해 범죄 혐의가 부과될지 여부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라이언 도노반 HP 대변인은 HP가 조사에 어떤 세부사항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던 회장은 이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한편 미국 기업에서 가장 힘있는 여성 중 하나로 8년간 HP의 이사로 몸담아 온 던 회장은 지난 2005년 2월 HP의 칼리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CEO)의 축출과 마크 허드 현 CEO 영입을 총괄한 인물이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