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엠파스의 한 우물파기

 요즘 인터넷 업계에 기업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SK커뮤니케이션즈·NHN·KTH·야후코리아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이 콘텐츠 강화를 위해 M&A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전반에 걸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온네트의 블로그 사이트 ‘이글루스’를 인수한 것을 신호탄으로 최근 6개월 사이에 인터넷 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M&A가 잇따랐다. 그 가운데서도 NHN이 검색전문 개발업체 ‘첫눈’을 인수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아마도 첫눈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갔지만 그제 발표된 야후코리아의 미디어코프 투자를 두고도 기자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후는 틈날 때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의지를 밝혔던 터라 이번 투자는 다소 김이 빠진 듯했다.

 소문으로만 끝난 사례도 있다. 며칠 전 벅스와 소리바다의 M&A 설이 증권가를 뜨겁게 달궜다. 한 쪽에서는 현재 M&A를 위해 물밑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주장한 반면에 다른 한쪽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말했는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M&A 설에 가장 민감한 곳은 증권가다. M&A 설이 나올 때마다 해당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역으로 M&A 설이 사실 무근으로 밝혀지면 해당업체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일쑤다. M&A 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오르내리는 기업이 있다. 검색포털 전문기업 엠파스가 바로 그 주인공. 2000년대 들어 엠파스를 둘러싼 M&A 설은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다른 기업이 엠파스의 검색 기술력을 탐내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M&A 자체보다는 이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M&A 설이 나올 때마다 박석봉 엠파스 사장이 하는 말이다. M&A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번쯤 되새겨볼 말이다.

엠파스가 오는 19일 창립 10돌을 맞는다. 엔지니어 출신인 박 사장이 지난 96년 설립한 엠파스는 지난 10년 동안 한 우물만 팠다. 10돌 생일을 앞두고 지난 5일 열린 검색 시리즈 최종판 격인 ‘한국형 웹 문서 검색서비스’를 선보이고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엠파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디지털문화부·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