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델의 PC 및 서버에 자사 검색엔진을 기본 탑재키로 한 데 이어 야후가 세계 4위의 PC 업체인 대만 에이서에 자사 검색엔진을 내장키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PC 제조업체와의 연대를 통해 자사 서비스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검색엔진 업체들의 경쟁에 한층 가속도가 붙게 됐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야후 검색툴이 기본 설치된 에이서 PC에서 사용자들은 MS의 IE브라우저를 통해서 두 회사의 공동 브랜드의 웹페이지와 검색툴바를 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야후 검색, 메일, 뉴스 서비스 등으로 링크된다.
◇야후와 에이서, 윈윈 게임=에이서 측은 다음달 1일부터 아태지역과 유러, 북미 및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 브랜드 툴바와 시작페이지가 내장된 PC를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을 통해 야후는 그동안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 지역인 유럽과 아시아에 에이서를 발판삼아 서비스를 더욱 확대시키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에이서는 지난해 거의 1000만대의 PC를 출하한 세계 4위 PC업체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 강점이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유럽 지역에서는 지난 2분기 최대 노트북 공급업체로 기록됐다.
에이서로서도 세계적인 인터넷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 서비스 이용 및 광고를 확대, 추가 수익을 내는 기회를 갖게 된다.
◇공동의 적 MS=이번 야후와 에이서의 제휴는 공동의 적 마이크로소프트(MS)를 견제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MS는 조만간 출시 예정인 차기 인터넷 브라우저 IE7에는 자체 검색엔진을 탑재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전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에 밀려 검색엔진 업체들의 입지는 걷잡을 수 없이 좁아지리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구글은 MS가 1990년대초 초기 브라우저 리더인 넷스케이프에 사용했던 것처럼 운용체계(OS)의 독점권을 이용해 검색 사업도 장악하려 한다며 미국, 유럽 등지에서 반독점 기구에 MS를 제소한 상태다.
구글은 MS를 제소함과 동시에 다각도의 전술로 MS 대응책을 마련했다. 구글은 앞으로 3년간 델 PC에 검색 툴바를 기본 공급, 델 PC 구입 고객들은 기본으로 구글의 검색 툴을 사용하도록 했다.
◇검색엔진-PC 업체 공조 확대=이들 외에 인터넷 기업과 PC 업체들간의 제휴협상은 현재진행형이다. HP등 다른 PC 업체들도 인터넷 업체들과 독점적 서비스를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 업체로서는 인터넷 기업을 통해 광고수익등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하는 일이며, 검색엔진등 인터넷 업체들은 자사 서비스를 소프트웨어와 PC 기반으로까지 확대하는 효과를 낸다.
구글이 13일 소규모 기업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SW 업체인 인튜이트와 제휴, 자사 검색 툴을 소프트웨어에 내장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은 어도비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 뉴스코프 같은 미디어 거인들과도 이같은 계약을 체결했다.
댄 로젠베그 야후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이서와의 협력은 단순히 IE7의 출시에 대응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야후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의 하나”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