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계 수학계에서는 102년간 풀리지 않던 난제 ‘푸앵카레 추측’의 해결 단서를 제공한 그레고리 페렐만이라는 러시아의 한 천재 수학자가 시선을 끌었다.
‘푸앵카레 추측’이란 프랑스 당대의 최고 수학자로 ‘카오스 이론’을 발견한 푸앵카레(J H Poincar, 1854∼1912)가 제기한 것으로 ‘밀폐된 한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하나의 점에서 시작해 다시 그 점으로 돌아오도록 이어진 선)이 수축돼 한 점이 될 수 있다면 그 공간은 반드시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추론이다.
이 추론은 미국의 클레이수학연구소가 지난 2000년 1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건 수학계의 7대 난제 중의 하나였다. 7대 난제는 △리만 가설 △양-밀스 이론과 질량 간극 가설 △P 대 NP 문제 △내비어-스톡스 방정식 △푸앵카레 추측 △버치와 스위너턴-다이어 추측 △호지 추측이다.
이들 난제의 해결은 수학적인 의미 외에도 푸는 과정이 전기회로의 원리에 응용되거나 인터넷과 통신기술, 심지어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 시스템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등 과학기술적인 기여가 크기 때문에 관심을 끈다. ‘푸앵카레 추측’만 해도 컴퓨터 칩을 비롯한 전자부품의 설계와 생산, 뇌 연구, 영화산업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푸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페렐만이 최근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고도 3년째 은둔하며 시상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페렐만은 현재 직장을 잃고 노모가 매달 받는 5만5000원 정도의 연금에 의지해 살고 있으면서도 ‘연구 결과로만 대중과 대화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연구를 팔아 돈을 버는 것처럼 비치는 게 싫다는 것이다.
현재 대덕특구에서는 한 주택단지의 건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원들이 관련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특구 중심의 ‘산속’에 주택단지를 건립한다는 비난과 함께 투기 목적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심지어 투기 열풍을 타고 특구를 관리해야 할 대덕특구지원본부 관계자까지 가세했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명예로운 상과 고액의 상금을 마다하고 차라리 버섯을 따먹고 산다는 러시아 천재 수학자가 부럽기만 하다.
경제과학부·박희범 차장 @전자신문, hbpark@